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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귀가' 요청했더니…"택시 타고 다니세요"

<앵커>

안심귀가 서비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여성이 도움을 청하면 경찰이 순찰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서비스를 요청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 황당했습니다.

기동취재,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새벽 5시쯤 직장에서 퇴근하던 30대 여성을 낯선 남자가 달려들어 넘어뜨렸습니다.

여성의 목을 조르며 죽이겠다고 하던 가해자는 여성이 소리치자 골목길로 달아났습니다.

남성의 신원조차 확인이 되지 않아서 두려워하던 피해자 여성에게 경찰이 제안한 건 안심 귀가 서비스라는 제도였습니다.

처음 몇 번은 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경찰 : 새벽 시간대 늦게 귀가하게 되면 좀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범죄 예방을 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겁니다. 아무때나 괜찮습니다. 낮에는 아니고요.]  

하지만, 경찰 소개로 다른 지구대에 전화를 걸자 반응이 달랐습니다.

[노량진 지구대 경찰/당시 통화 녹취 : 선생님은 뭐 하시는 분인데 집에를 데려다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집에 데려다 달라고요? 저희가 말씀드렸잖아요. 안심 귀가는 끝났다고요.]

지구대한테 거절당한 뒤 112에 요청하자, 뒤늦게 순찰차가 오긴 왔는데, 이번에는 개인 용무에는 택시를 이용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자가 한번 타 봤습니다.

[경찰 : 아이고, 완전 성인이신데…. 선생님처럼 모든 여성분들이 새벽 2시, 3시에 순찰차 이용하면 택시 기사가 놀아야 돼요. 참고하십시오.]  

차로 이동하는 10분 동안 택시나 버스를 타고 다니라는 권유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귀가 서비스를 요청한 여성이 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의사 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 여성이 사는 곳은 범죄 가능성이 높은 골목길이어서 경찰 스스로 관심 지역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또다시 범죄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여성에게 경찰이 내세우는 안심 서비스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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