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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자성어로 재구성한 금융계 신년사

[취재파일] 사자성어로 재구성한 금융계 신년사
미국 경제는 獨也靑靑한데, EU 등 다른 경제권은 白尺竿頭다. 低성장, 低물가, 低금리, 低고용은 금융산업의 수익 기반을 갉아먹는다. 지난해 잦은 금융사고와 泥田鬪狗로 땅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는 금융회사의 존립 기반을 심각히 위협하는 상황.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長들의 신년사에 나타난 사자성어로 2015년 한국 금융계를 둘러싼 환경과 화두를 짚어볼 수 있겠다.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으랴만 위기의 무게감이 다른 2015년이다. 속락하는 국제유가는 양날의 칼이다. 미 연준은 언제든 기준금리를 올릴 태세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커질 터. 解弦更張(해현경장,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사회적, 정치적으로 제도를 개혁한다,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하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天下之事 不變則滅(천하지사 불변즉멸,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김덕수 KB국민카드)의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럴 때일수록 繪事後素(회사후소, 그림을 잘 그리려면 흰 바탕이 우선돼야 한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 기본이 안 돼 있으면 나아가기는커녕 생존도 불투명하다.

우선은 開源節流(개원절류, 부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인다, 김주하 농협은행장)다. 外風을 견뎌낼 체력이 기본이다. 그렇다고 생존에 급급할 수만은 없다.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 아니라, 자칫 수명을 단축하는 惡手일 수 있다. 때문에 棄子爭先(기자쟁선, 돌 몇 점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는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과감성이 필요한 때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Fin-Tech다, 뭐다, 저 앞에 가고 있지 않은가? 언제나 환경 탓, 제도 탓만 할 수 없다. 레드오션에 쳐 놓은 그물을 버리고 블루오션으로 뛰어 들자. 空行空返(공행공반, 행하지 않으면 돌아올 것도 없다, 최경환 부총리)이라지 않던가?

위기에서 성패는 집중력가 끈기가 가른다. 點滴穿石(점적천석, 처마의 빗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라는 인식, 中石沒鏃(중석몰촉, 정신을 집중하여 온 힘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자세로 무장해야 한다. 일단 목표를 세웠다면 馬不停蹄'(마부정제,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와 磨杵作針(마저작침,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한 번 일을 시작했으면 불요불굴의 정신으로 끝까지 노력해야 일을 이룬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답이다. 左顧右眄할 겨를이 없다.
서울 한국 경제 대

어려울 수록 함께 가야 한다. 금융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자양분 삼아 함께 크는 산업이 아닌가. 소비자들의 지갑이 두터워져 興해야 금융회사 스스로도 興할 수 있다. 保合大和(보합대화, 한 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를 원칙으로 衆心廣益(중심광익, 모두의 마음을 모아 이익을 더하고 널리 베품,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인물의 됨됨이는 위기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직의 역량도 마찬가지. 생존하고, 성장하고, 관리하는데 잔재주 부리지 말고 行不由徑(행불유경, 길을 나설 때 지름길이나 뒷길을 택하지 않고 떳떳하게 큰길로 나아간다, 신제윤 금융위원장)해야 할 것이다. 윽박지르거나 위협하지 않고 柔能制剛(유능제강,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진웅섭 금감원장)하는 기품이 위기에서 존재감을 돋보이게 할 것이다. 그래야 風迅鳶騰(풍신연등, 바람이 거셀수록 연은 높게 난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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