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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화 유리 90여 장 '와르르'…뒤틀린 건물

<앵커>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매매단지가 부실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돼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은 지 4년밖에 안 됐지만,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소방 시설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한세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대구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매매단지입니다.

지하 3층, 지상 6층 1만여 제곱미터 축구장 15개 규모로, 한 해 평균 수십만 명이 이용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벽면에 크고 작은 균열이 가 있고, 균열을 보수한 흔적도 곳곳에 보입니다.

일반 유리보다 내구성이 5배 강한 대형 강화 유리가 90여 장이나 깨졌습니다.

[입주 업체 대표/건축기사 : 미세한 (건물) 침하에도 유리 창틀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면 유리는 깨져 버립니다. 현관 유리도 완전히 박살이 났고요, 건물이 뒤틀리고 있는 겁니다. 엄청나게 불안하죠.]

['D 건설사' 해명 : 차량이 지나간다든가 아니면 (유리가) 불량품이든가, 유리를 붙일 때 생긴 문제로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에스컬레이터도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3년 넘게 운행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소방안전 장치는 더 심각합니다.

방화벽이 아예 내려오지 않거나,

[((방화벽이) 왜 안 내려오나요?) 전원 연결이 안 됐는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 (방화벽이) 작동 안 하는 건 맞죠?) 왜 (작동을) 안 하는지는 원인을 찾아봐야 할 거 같습니다.]  

방화벽이 제대로 내려오지 않아 바닥에 닿지 않기도 합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방화벽은) 바닥까지 완벽히 다 내려와야 합니다. 틈이 있으면 불꽃도 넘어가고, 연기도 넘어가고, 열도 넘어가고 다 넘어가는 거죠. 방화 구획 설치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는 얘기죠.]  

지난 2012년에는 실제로 이 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에도 방화벽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소방당국은 방화벽 보완 등 200여 개 사항을 지시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D 건설사' 해명 : 공사 과정의 문제는 아니고 이제 4년 동안 시간이 지났잖아요. 전부 '유지 보수'와 관련된 사항입니다.]

건물 안전에 대한 입주민들의 우려가 계속되자, 국민안전처도 지난주부터 정밀 안전진단에 나섰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준공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건설사 관계자/당시 소방 설비 담당 : (소방서에서 준공허가 어떻게 받았나요?) 내가 (소방 공무원한테) 가서 빌었다니까요. 무릎을 꿇고 빌었어요. 내가 1,760만 원도 줬어요. 발기부전 치료제까지도 줬어요.]  

해당 건설사는 그동안 건물 안전에 대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돼 사설 전문기관의 진단을 받았지만,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소방점검을 맡은 소방공무원 등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건설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업무상 배임과 횡령, 하도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김승태,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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