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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릴레이 심폐소생술'로 같은 반 친구 살렸다

* 대담 : 송도고등학교 김필원 보건 교사

▷ 한수진/사회자: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운동을 하던 학생이 체육시간에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같은 반 학생들이 이 학생을 살렸다고 합니다. 릴레이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건데요. 어떻게 이런 순간에 이렇게 당황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잘 할 수 있었던 건지, 인천 송도고등학교 김필원 보건 교사와 함께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이 쓰러졌던 학생은 완전히 회복이 된 건가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지금 입원 중인데요, 조금의 뇌손상도 없고 인공호흡기도 뺀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우, 잘됐네요. 네, 근데 어쩌다가 이 친구가 쓰러진 거예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지난 주 목요일 1교시에 체육 시간이 있었는데요. 농구를 하다가 한 경기를 끝내고 다시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힘들다”고 말하더니, 코트에 쓰러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호흡도 확인할 수 없게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그럼 평소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었어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아닙니다. 평소에는 운동도 좋아하고 건강한 학생이었는데 갑자기 쓰러져서 모두 당황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네요. 의식도 잃고 호흡을 멈추니까. 그런데 응급처치를 같은 반 학생이 했다는 거죠?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학생들도 많이 놀랐을 상황인데요. 동시다발적으로 119에 구조요청을 하였고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도와가면서 릴레이로 기도 확보를 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거예요. 그래서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 대원들이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면서 응급처치를 시행했고요. 병원으로 이송했어요. 저는 그 시간에 3학년 보건 수업을 하고 있다가 소식을 듣고 달려가게 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근데 어떻게 보면 참 당황스러운 상황인데도 학생들이 119에 바로 연락도 취하고 그 사이에 또 심폐소생술도 실시했다는 거예요. 근데 어떻게 아이들이 이렇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또 하는 방법은 어떻게 알았던 걸까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여기 송도 고등학교에서는요. 지난 해 2학기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응급상황에 심폐소생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작년부터 그런 수업을 했다는 거군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런 급박한 순간에 배운 대로 한 거군요. 사실 아이들 많이 놀랐을 테고 아무리 배웠다고 해도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잘했네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촌각을 다투는 상황인데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판단해서 친구를 살린 우리 학생들이 매우 고맙고 기특하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심폐소생술 수업은요, 무슨 교육청에서 지시가 있었다든지 수업 과정에 포함이 되어 있던 건가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그건 아니고요, 교육청 지침이 내려오기 전인 지난해부터 송도고 교장선생님이 심폐소생술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셨어요. 그래서 전교생 보건수업을 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 마네킹 모형도 구입해주시고, 수업 시간 마련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교장선생님께서 이렇게 또 특별히 심폐소생술을 강조하고 계신 이유가 있다고 보세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2013년부터 작년부터 송도고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행동존중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도 여기에 포함이 되어 있고요. 2년에 걸쳐 반복해서 배운 실습교육이 실제 상황에서 학생들 손으로 발휘가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중요한 교육이죠, 근데 보건 선생님이신 김필원 선생님께서 직접 이 수업은 지도를 하시는 거고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체육시간을 조정해서요. 각 학급별로 심폐소생술 이론과 실습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럼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세요? 저희도 좀 궁금한데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작년에는 심장압박과 인공호흡법을 알려주었고 올해는 자동 제세동기 사용법을 좀 교육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제세동기, 이게 요새 보면 여기 저기 많이 있더라고요, 근데 이거 잘 아는 분들 없을 것 같은데 이것 좀 설명해주세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자동제세동기는 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라고 하는데요. 심장 정지가 발생한 환자에게 붙여만 놓으면 자동으로 기계가 분석하고 전기적 충격을 주어서 심장이 다시 뛰게 하는 장비입니다. 요즘은 공공장소나 지하철역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 비치되어 있는데요. 우리 학생들도 미리 배워두고 사용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르쳐 주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이 거 사용법도 좀 가르쳐줘야 해요. 당황하게 되면 바로 옆에 있어도 사용을 못합니다. 근데요. 이 수업을 아이들이 잘 따라서 하던가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다행히 잘 하는 편이고요, 친구들이 실습하는 걸 보고 실수하는 것도 보고 잘하는 것도 보고 해서 즐겁게 수업을 따라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아이들이 ‘아 뭐 이런 수업을 하나’ 하고 좀 대충대충 할 수도 있잖아요? 요즘 뭐 입시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근데 아이들이 잘 따라했다는 거군요? 수업 하실 때엔 칠판에 이렇게 써놓으신다고요? ‘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 네, 어떤 뜻일까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일반적으로 심장이 정지가 되면요. 체내의 혈액순환도 정지가 됩니다. 이게 4분이 지나게 되면 뇌와 폐 등 주요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요. 10분이 넘어가면 뇌사 상태가 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해서 이 때 최초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이뤄지면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서 저희가 ‘골든타임’ 이라는 말도 하는 거죠.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그래서 이 골든타임에 제대로 처치가 안 되면 최악의 경우에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말이죠. 선생님 저 방송이라서 좀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심폐소생술 하는 방법 좀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겠어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글쎄요, 제가 한번 설명해드리자면, 우선 주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요, 침착하게 의식과 호흡반응을 확인해야 합니다. 의식과 호흡이 없으면 바로 119에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고요. 심폐 소생술을 시작합니다. 양쪽 유두 가운데 지점인 가슴 중앙에 손바닥 아랫부분인 손꿈치를 대고요. 손깍지를 껴서 1분에 100개 이상의 속도로 5-6cm의 깊이로 30번 가슴 압박을 합니다.

인공호흡은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유지시키면서 환자의 코를 막고 입을 통해 숨을 2번 불어 넣어주는 것입니다. 이 때 제세동기가 있으면 사용하고요. 119가 올 때까지 환자가 소생할 때까지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계속 실시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자 이렇게 말씀을 들어보면 그렇게 어렵진 않아 보이는데 어쨌든 이게 평소에도 좀 연습이 되고 훈련이 되어야 되는 거죠?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 한수진/사회자:
네, 자 이 쓰러졌던 학생들은 뭐라고 하던 가요? 혹시?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한 학생은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고 감사하다” 고 하더라구요.
 

▷ 한수진/사회자:
음. 친구들도 이번 일 계기로 많은 걸 느꼈을 것 같네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평소 반복해서 배운 심폐소생술 덕분에 친구를 살릴 수 있었다고 매우 뿌듯해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무엇보다도 교장선생님이 뿌듯해하실 것 같은데요? (웃음)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웃음) 네, 골든타임의 심폐소생술의 기적이라고 학생들을 많이 칭찬하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아 내가 그래서 진즉에 이런 수업해야 된다고 하지 않았냐.’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습니다. 교육청에서 지침도 내려왔다고 하니까 앞으로는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수업이 많이 실시가 되겠네요?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네.
 

▷ 한수진/사회자:
네, 꼭 필요한 수업인 것 같습니다. 자, 정말 응급처치 잘해준 학생들에게 박수 보내고 싶고요. 그리고 또 학교 측의 미리미리 교육을 하고 대비 했던 것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필원 보건 교사 / 송도고등학교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인천 송도고등학교 김필원 보건 교사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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