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나눠주던 순간…난기류에 비상 착륙 '공포'

<앵커>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던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일본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나리타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한국인 5명을 포함해 10명 넘는 승객이 다쳤습니다.

도쿄에서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다급한 기내 방송과 함께, 항공기 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하필이면 기내식을 나눠주던 순간, 기체가 급강하하면서 식기와 노트북, 승객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떨어졌습니다.

[배한조/탑승객 : 영화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안전벨트 맸는데도 사람들이 붕 떴어요. 책상 위 모든 물건들이 다 떠버렸어요.]

인천공항을 떠나 미국 댈러스로 가던 여객기는, 이륙 1시간 만인 어젯밤(16일) 7시 반부터 30분 정도 극심한 난기류로 말 그대로 요동쳤습니다.

한국인 승객 5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크고 작은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장정숙/탑승객 : 아기 엄마가 마침 화장실을 갔다가 거기서 좀 많이 다쳤어요. 여승무원은 기절했어요. 카트에 부딪혀서…]

여객기는 태평양 상공에서 급히 기수를 돌려 오늘 새벽 일본 나리타 공항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공항 주변에서 12시간 넘게 대기하던 승객들은 오후 5시 임시 비행편으로 대부분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일부 부상자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일본 상공에는 현재 '폭탄 저기압'으로 불리는 태풍형 저기압이 넓게 형성돼 난기류가 발생하고, 항공기와 열차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한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