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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니까…" 해마다 건설현장서 '갈탄 질식' 사고

<앵커>

겨울철 건설현장에 가보면 낡은 드럼통 안에 갈탄을 넣어서 떼는 걸 흔히 볼 수 있을 겁니다. 콘크리트 굳히기도 좋고 일하다가 추위 녹이기도 안성맞춤이고 또 값까지 싸서 많이들 씁니다. 문제는 이게 자꾸 노동자들 목숨을 뺏어간다는 겁니다. 어제(15일) 또 두 명이 숨졌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커다란 드럼통 안에서 불길이 이글거립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콘크리트가 얼지 않고 잘 굳으라고, 석탄의 일종인 갈탄을 때는 겁니다.

[건설 현장 직원 : 일단은 화력이 좋고요. 경제적으로도 가격이 싸니까… 열풍기는 석유를 많이 쓰기 때문에 (현장에서) 갈탄 난로를 선호합니다.]  

현장 직원들에게는 추운 날씨를 견디게 하는 난방 장치이기도 합니다.

건설업체는 원가를 절감해야 하다 보니, 이렇게 값도 싸고 열효율도 높은 갈탄을 애용하지만, 작업에는 위험도 따릅니다.

갈탄이 탈 때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제저녁 경기 화성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 노동자 두 명이 갈탄을 이용해 콘크리트 굳히기 작업을 하다 숨졌습니다.

지하 3.5m 깊이에서 드럼통 6개 분량의 갈탄을 때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입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직원 : 피해자들이 나름대로 안전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마스크가) 제구실을 못 한 거죠. 원래는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는 거거든요.]

지난해 12월에도 경기 평택시 건설현장에서 갈탄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노동자 두 명이 죽고 다섯 명이 다쳤습니다.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갈탄 등 석탄 제품에서) 일산화탄소가 나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작업자나 작업을 지시하는 쪽에서 충분한 안전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밀폐된 곳에서 작업할 때는 환기에 유의하고 공기 공급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안전수칙이 있긴 하지만 아직도 이를 지키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이승열,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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