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발암 물질 '누명' 벗은 사카린…인식 전환 부족

<앵커>

이 하얀색 물질은 설탕보다 300배나 단 사카린입니다. 설탕보다 훨씬 저렴하고 열량이 하나도 없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선 천대를 받고 있는데요.

그동안 각종 연구를 통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부정적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식품첨가물 사카린을 이대욱 기자가 재조명해봤습니다.

<기자>

설탕 두 스푼과 1mm 크기의 사카린 알갱이 3개가 내는 단맛엔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1/40 가격으로 설탕과 같은 수준의 단맛을 낼 수 있는 사카린은 60년대까지 서민들이 애용해왔습니다.

[국수에다가 타서 먹고. 그냥 맹물에다 타서 둘둘 마시고. 그때는 많이 썼지.]

1966년엔 한국 비료가 사카린 55톤을 건설자재로 꾸며 들여와 판매하려다 들통이 난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은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사카린의 인기는 70년대 중반부터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10년 넘게 사카린의 유해성이 과장됐다거나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와 논란은 수그러들었습니다.

[백형희/단국대 식품공학과 교수 : 5%라고 하는 아주 과도한 양을 가지고 실험을 했고 적은 양을 사용했을 때에는 전혀 유해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FDA는 90년대 들어서 발암 의심 물질 목록에서 사카린을 제외했습니다.

외국에서 사카린은 가공식품은 물론 치약과 의약품, 화장품에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선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 조절을 위해 사용을 권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는 지난 7월 젓갈과 김치 등 일부 제품에 한정했던 사카린 사용 범위를 빵과 과자, 사탕 등 17개 식품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국내 소비량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습니다.

[김은미/주부 : 아직은 받아들이기도 그렇고 사람들이 전부 느끼는 점이 설탕이 더 낫다라는 생각….]

[정원식/사카린 제조업체 대표 : 기업들이 빵이나 캔디나 아이스크림 이런 데서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130여 년 전 태어난 인류 최초 인공 감미료 사카린, 유해 물질이란 누명은 벗었지만 그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엔 아직 역부족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