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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된 '대치동 학부모' 광고…씁쓸한 실체

<앵커>

지난 주말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달렸던 광고입니다. '수능 수학 만점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 대치동 고등학생과 학부모 연합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반대로 '수능 수학 만점 대치동 독점 반대'라는 광고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표적인 사교육지인 대치동을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를 놓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를 게재한 업체를 추적해 보니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김아영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문제의 광고는 닷새 전인 지난 6일 서울의 시내버스 300여 대에 부착됐습니다.

수능 수학 만점자 전국 확산 결사 반대, 아래쪽엔 별다른 설명 없이 대치동 고등학생 학부모 연합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시민 : 어떻게 대치동 부모들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그런 광고까지 할 건 아닌 것 같아요. 지나치다고 생각하는데요.]

반면에 이해할만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백현주/학부모 : 이번 시험이 너무 쉽다 보니까 이과학생들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한테 효과를 낼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말들이 있는거지.]

서울뿐 아니라 대전과 광주 등 광역시에서도 비슷한 광고를 봤다는 글이 인터넷에 계속 올라오면서 논란은 커졌습니다.

광고 내용이 너무 천박하다는 말부터 쉽게 출제된 수능에 대한 풍자라는 의견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광고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실은 한 온라인 입시교육업체가 호기심을 끌기 위해 제작한 광고였습니다.

교육의 지역 격차를 줄이겠다는 뜻을 비틀어서 표현했단 겁니다.

[사교육 업체 광고사 직원 : 솔루션(해법)이 되고자 하는 뜻의 티저(호기심 유발) 광고였는데, 오히려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구청의 사전 심의를 통과하기도 전에 버스에 부착돼 논란을 부른 표현이 걸러지지 못했습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직원 : (심의) 절차 이행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관여하진 않아요. 대행사가 구청과 심의를 진행하고요. (부적절한 광고에 대해) 떼낼 수 있는 조항은 있어요.]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해당 광고를 떼어 내라고 명령했습니다.

부착 이틀 만에 이 광고는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대치동을 앞세운 교육 업체의 홍보 전략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최은집, 영상편집 : 김종갑, VJ : 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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