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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엄마가 시키는 대로 로봇처럼…초등학생 학업 스트레스 극심

* 대담 : 박경주 양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김은정 아동복지연구소장

▷ 한수진/사회자:
네. 빽빽하게 짜인 학업 스케줄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너무 졸려서 카페인 음료까지 마셔가며 공부한다. 고3 수험생 얘기가 아니고요. 요즘 초등학생들이 그렇다고 합니다. 최근 초등학교 5,6학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지금 행복한가?’ 라고 물었을 때, ‘아니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이런 답변을 한 초등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하는데요. 자, 이 설문조사를 직접 하고 또 보고서를 쓴 초등학생 이야기 들어보고요. 또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과도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먼저 박경주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요. 박경주 학생의 기상시간을 고려해서 이 인터뷰는 어제 낮에 녹음으로 진행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자, 박경주 학생 안녕하세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초등학교 몇 학년인가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저는 6학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6학년이요? 네. 최근 친구들과 함께 연구원이 되어서 조사를 좀 했다고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네.

▷ 한수진/사회자:
예, 어떤 조사였어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어린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양과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것에 대해서 조사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직접 친구들을 다 만나가면서 물어보고 조사를 했다면서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네, 저희는 총 110명인데, 연구원 5명이서 자기가 다니는 학교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조사를 해봤더니 정말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던가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불행한가에 대한 질문에 아이들은 생각보다 공부시간도 적당하고 여가 시간도 충분하다, 그래서 그렇게 불행하지 않다라고 해서 처음에 당황했거든요. 그런데 함께 이야기를 해보니, 다른 애들이 상대적으로 자기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니까 그게 적당하다고 판단을 한 거예요.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이들이 정말 불행하다고 한 것을 알 수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상황 자체가 불행한 거다.’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거군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얼마만큼, 어떻게들 공부하고 있다고 하던가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대부분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을 가고, 대부분 10시나 11시나 되어서 돌아와요. 그리고 숙제를 하면 기본이 새벽 1시이고, 늦게 자면 2-3시더라구요. 계속 설문 조사를 하면서 애들이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대답한 친구들이 초등학교 5,6학년인 건데, 이게 좀 많이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한다는 거 아니에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아니에요. 대부분 애들이 그렇고 110명 중 10명 정도, 그 이내로만 여가시간을 마음대로 늘이거나 즐기고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110명 중에서 한 10명 정도만. 그러면 나머지 100명의 친구들은 새벽 1시에 자고 아침에 학교 가야 되는데 잠은 얼마나 자는 걸까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그래서 잠은 거의 7시간도 못자고 한 6시간 정도 자고 학교에 가요. 그래서 저희 반에도 만날 학교에 와서 졸거나. 쉬는 시간 내내 자는 애들이 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공부를 위해서 00도 해봤다’ 이렇게 빈칸으로 질문도 해봤다면서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네, 막 애들이 ‘밤 한 2박 3일 정도 공부했다.’ ‘카페인 음료를 마시며
공부했다.’ ‘하루 종일 학원에서 있었다. ’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정말 힘드네요. 정말 힘들어요. 지금 친구들 힘든 얘기를 쭉 들어보니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그 친구들이 자기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거기 빈칸 채우기 할 때도 ‘엄마가 시키는 것을 로봇처럼 한다.’ 이렇게 대답하는 걸 보면서 좀 슬펐어요. 저는 학원을 많이 안다니니까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안 느끼는 편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아 경주 양은?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네, 이번에 친구들의 스트레스 양이 너무 많다, 심각하구나 하는 것도 처음 알았고, 친구들을 위해 연구한다는 게 되게 보람찬 일이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경주 어린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연구원
안녕히 계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초등학교 6학년 학생 박경주 양과 이야기 나눠봤고요, 지금부터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나와 계세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네 안녕하세요. 김은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에서 아이가 한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어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네, 저희들도 막연히 신문, 방송을 통해서 들었지만 이번에 아이들이 스스로 설문지를 만들었고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게 스스로 질문을 해가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요.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아이들이 쓴 보고서 제목만 봐도 마음이 참 아파요.
<공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우리>, 이게 제목이죠?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글쎄요. 저희들도 보면 아이들이 공부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자유시간이 없다는 걸 느끼고 있어서 저희 같은 아동 NGO에서도 아이들의 휴식과 여가를 취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하고 확산 운동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목적 없이 과도하게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몰아서 경쟁하게 하는 것은 사회 전체가 인식을 바꿔서 개선해야 된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이번 연구 결과에서 학교 정규 시간을 포함해 아이들 공부 시간은 어느 정도 나왔나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1주일 단위로 생각했을 때 정규 시간이 30.8시간 그리고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나 시험공부를 하는 11.4시간해서 전체 42.2시간 정도. 그럼 하루에 평균 6시간 정도를 공부하는 것으로 나와 있고요.
그리고 이제 개인적으로 자유 시간은 하루에 3시간 정도로 나와 있는데 이런 숙제나 과제로 자유 시간 3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까 대답한 아이들 중에서 보면 좀 특별한 경우겠지만 2박 3일 동안 학원에서 공부했다, 이야기까지 나오고 말이죠, 새벽 2-3시까지 공부한다. 참 아이들의 스트레스 양 엄청 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도 물어봤다면서요? 근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공부가 행복의 비결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았다구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이제 아이들이 생각을 할 때, 부모님들이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하잖아요. 부모님들은 더 나은 사회적 위치를 원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하여 네가 좋은 학교를 가야 되고 좋은 직장을 가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기 때문에 착한 아이들 입장으로서는 ‘아 그렇지, 내가 공부를 잘해서 또는 좋은 직장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선 공부를 잘해야 된다’ 이렇게 인식을 하고 있더라고요.

보면, 우선 당장 학원, 학교의 시험, 또는 숙제를 줄여줘야 되고요. 아이들이 자기 계발이나 자기실현을 하면서 즐겁게 성적이 향상되도록 하는 것, 또 적당한 쉼과 자유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학원에 대해서는 아이의 선택의 결정을 아이에게 주도록 아이가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부모님들의 지도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참 부모님 기대에는 부응은 해야 되겠고, 열심히는 해야 되겠고, 힘은 들고 말이죠. 참 그 마음 정말 얼마나 힘들겠어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네.

▷ 한수진/사회자:
얼마 전에 사실 한국 청소년 행복 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꼴찌다 이런 보도도 있었잖아요?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우선은 이제 이 연구 관련해서는요.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원하지 않는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고 싶지 않다면요.
그리고 학교의 역할과 학원의 역할이 뒤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여기에서 오는 혼돈이 있는 거 같아요.
또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뒤처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 심리를 낮추고 아이들은 내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경쟁 심리를 좀 낮추고 또 선행학습 개선책이 좀 있어야 될 거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이 자기 계발과 자기실현을 위해서 휴식과 여가의 ‘균형점’을 맞춰서 공부하고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좀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야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은정 소장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네, 균형점을 맞춰서 아동의 삶의 질이 좀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부모들도 참 고민이 많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은정 아동복지연구소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김은정 아동복지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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