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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파산 선고…'부패 먹이사슬'에 파국

<앵커>

중소기업 성공신화로 주목받던 모뉴엘이 파산선고를 받았습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 씨어터 PC를 만드는 회사인데 매출이 6년 새 50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수출 실적을 부풀려서 3조 2천억 원에 이르는 부당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표가 구속됐고 결국 파산까지 간 겁니다. 벤처로 출발한 작은 회사가 어떻게 까다로운 보증심사를 뚫고 엄청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또 도대체 그 돈으로 뭘 한건지, SBS 탐사보도팀이 추적해봤습니다.

최우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SBS 탐사보도팀으로 한 통의 제보전화가 왔습니다.

[모뉴엘 대표의 측근 : 괘씸한 사람들이 좀 있어서 얘기 좀 하려고요.]

모뉴엘 경영진의 핵심 측근이었던 그는 무역보험공사의 일부 직원들이 모뉴엘 박홍석 대표로부터 지속적으로 접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무역보험공사는 모뉴엘의 은행 대출 때 지급보증을 해주던 기관입니다.

제보자가 접대 장소로 지목한 곳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이었습니다.

[유흥주점 직원 : 담당자가 없으시면 저희가 예약을 해 드릴 수가 없어요. 회원제라서 담당자분과 연락이 되셔야죠.]

모뉴엘 박홍석 대표가 여기서 한 달에 두세 차례씩, 무역보험공사 간부들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제보자는 밝혔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지인들과 마신 술값까지 박 대표에게 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 술집에서 거의 접대를 계속했었어요. 무역보험공사 직원들이 그쪽에 와서 술 마시고 회장님(박홍석 대표)한테 전화해서 계산해 달라거나, 자기들끼리 가서 술 마시고 계산해달라(고 했죠.)]

접대 대상은 실무자뿐 아니라 무역보험공사 최고위층도 포함됐습니다. 

추석을 앞둔 지난해 9월 초, 박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정식집에서 당시 공사의 최고위 간부 A 씨를 은밀하게 만났다는 겁니다.

[모뉴엘 직원 : 현찰을 준 게 아니고, (은행) 기프트카드 50만 원짜리로 거의 10개 이상, 20개 정도. 그걸 명절 때 왕창 갖다 준거죠.]

검찰 역시 A 씨와 관련된 수천만 원대 금품수수 혐의를 포착한 상태입니다.

A 씨가 재직한 2년 동안 모뉴엘에 대한 공사 측 보증액은 3배 이상 늘었습니다.

A 씨는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무역보험공사 전직 고위 간부 : 특별히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에요. 뭐 회사 다니면서야 만났겠죠. 나중에 검찰에서 이야기가 밝혀지겠죠. 그건(금품수수)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A 씨를 출국금지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세경·이용한, 영상편집 : 최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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