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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 리턴에 '주어 없는 사과문'

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작성 2014.12.09 11:33 수정 2014.12.09 11: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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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 문건 유출 같은 뜨거운 이슈에도 불구하고 어제(8일) 시중에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단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딸인 조현아 부사장이었습니다. 뉴욕에서 인천으로 오는 항공기를 탔는데 기내 승무원이 서비스를 잘 못 했다는 이유로 출발하려던 비행기를 되돌려서 문제가 됐죠. 하현종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참,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는데 대체 뭐가 문제여서 출발하려던 비행기까지 되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까?

<기자>

네, 지난 5일이었습니다. 조현아 부사장이 뉴욕에서 인천으로 오는 항공기 1등석에 타고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항공기가 운항을 시작을 하면 기내에서 땅콩이라든가 음료수라든가 이런 간단한 다과를 제공을 하지 않습니까?

이 다과가 문제가 됐습니다.

마카다미아라고 하는 땅콩보다 조금 더 동그랗고 고소한 견과류가 있는데 1등석 승무원이 조 부사장에게 그 마카다미아를 서빙을 할 때, "먼저 드실 거냐" 이렇게 묻지도 않았고 또 포장을 뜯어서 그릇에 담아서 서빙을 한 게 아니라는 게 문제가 됐습니다.

조 부회장은 이게 1등석 서비스 매뉴얼에 어긋난다면서 승무원의 상급자인 사무장을 불렀고요, 사무장에게 서비스 절차가 과연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는데 이 사무장이 제대로 답변을 못 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회사에 고위 임원이 갑자기 물어보니까 잘못된 답변을 할 수도 있었겠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까 조 부회장이 고성과 함께 사무장에게 "내리라." 이렇게 명령을 했고 결국, 기장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를 다시 게이트로 돌려서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겁니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기는 원래 도착 시간보다 11분 정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앵커>

제가 듣기로는 그 고성이 비행기 뒤편까지 들릴 정도로 컸다. 이런 얘기도 들었는데요, 확실치 않은 것 같은데, 어쨌든 승객들 입장에서는 일단 비행기가 출발하고 난 다음에 다시 돌아가면 안전에 무슨 문제가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상당히 불안했을 것 같은데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인가요?

<기자>

네, 통상적으로 항공기가 문을 닫고 게이트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 이게 과정으로 간주를 하게 됩니다.

운항이 시작되면 토잉 트랙터라고 하는 차량이 항공기를 게이트에서 떼어내게 되고 이후에는 항공기가 자체 동력으로 활주로로 천천히 이동한 다음에 관제탑의 지시를 받아서 이륙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한 번 운항절차가 시작되면 말씀하신 것처럼 웬만해서는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기체에 결함이 발견됐다거나 아니면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 이런 비상 상황에서는 당연히 운항 절차를 중단하고 되돌아와야겠죠.

한마디로 비상 상황에서는 되돌아오는 경우가 있을 텐데, 하지만 이번처럼 항공사 임원의 지시나 명령으로 가던 비행기가 후진하는 사례, 이런 사례는 거의 전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게 항공업계의 얘기입니다.

<앵커>

이게 규정에는 어떻습니까? 규정이나 법을 위반한 걸로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네, 항공기가 운항을 시작하게 되면 안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기장과 승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특히 기장은 항공기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해서 전권을 갖고 있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앵커>

과장하자면 그 회사의 오너나 회장이 타고 있더라도 그 항공기안에 모든 전권은 기장이 가지고 있다. 이런 얘기죠.

<기자>

심지어 대통령이나 장관이 타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일이 불거지자 대한항공 측은 조현아 부사장이 서비스 문제를 제기를 했고, 기장이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 이렇게 지시를 했다고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장이 최종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 거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짚어봐야 될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조 부회장이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서비스 절차를 지적하면서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항공안전법을 보면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는 행위는 명백한 기내 난동이다. 이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물리적인 폭력이나 이런 게 없어도 그냥 큰 소리를 내거나 아니면 제지를 하는 데도 노래를 불렀다. 이런 것도 다 기내 난동이 되는 겁니다.

보통 사람이 이랬다면 아마도 항공기에서 쫓겨났거나 아니면 도착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공항에서 체포됐을 겁니다.

<앵커>

규정에 따르자면 내려야 할 사람은 사무장이 아니고 오히려 조현아 부사장이었을 수도 있다. 이런 얘기죠. 결국은 사무장이 내린 거고요, 여기에 대해서 파문이 이니까 대한항공에서 부랴부랴 어젯밤에 사과문 냈다면서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어젯밤에 대한항공이 비난 여론이 굉장히 거세지니까 꾹꾹 참고 있다가 어젯밤에 입장 변론을 조금 냈습니다.

여기 보면 비상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비행기를 되돌린 것은 지나친 행동이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서 참 죄송하다. 이런 사과문을 발표를 했습니다.

<앵커>

내용이 이 정도입니까?

<기자>

네, 딱 이런 정도 내용인데 사실 사과문을 뜯어 볼 필요가 있거든요, 이 사과라고는 돼 있지만, 누가 항공기를 돌렸고, 또 승무원을 내리게 했다는 건지 주어가 없습니다.

앞부분에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또 뒷부분을 보면은요, 해당 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메뉴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 부사장이 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써놓았습니다.

한마디로 조현아 부사장은 적절한 지적을 했던 것이고 실제로는 승무원과 사무장이 서비스 절차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 이렇게 변명 내지는 책임소지를 돌리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이 사실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은 조현아 부사장 아니겠습니까?

본인이 직접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대신 사과를 하는 그런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조현아 부사장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선 지적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나중에 회사 내규나 규정대로 재교육을 시키거나 경고를 하면 되는 문제인데, 마카다미아 포장을 뜯는 문제가 비행을 멈출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는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비행기 탄 사람은 물론이고 비행기 타본 사람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국토부에서 이게 규정 위반이냐, 또는 법에 문제가 있는 건지 조사를 시작했다면서요?

<기자>

네, 국토부가 어제 비행기를 되돌린 조 부사장의 행동이 부적절했다. 이렇게 언급을 하면서 이번 일이 항공안전법이나 규정에 어긋나는 게 있는지 조사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아마 많은 시청자분들이 관심이 가는 부분도 이 부분일 텐데요, 혹시 재벌 3세이고, 또 항공사 고위 임원이기 때문에 법이 제대로 적용이 안 되거나, 아니면 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 아니냐 이런 의구심들이 클 것 같은데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기내에서 큰 소리를 내기만 해도 보통 사람들은 기내 난동으로 처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과연 조 부사장에게 과연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굉장히 궁금한 상황이고요, 또 한 가지 지적할 게 해당 승무원이나 사무장이 회사 내에서 필요 이상의 어떤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 이렇게 우려를 하는 시청자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이 부분도 언론이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조현아 부사장이 서비스 담당 부사장이었다고 하니까 본인의 업무라고 생각했던 측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이게 비행기가 개인 것은 아닌데 혹시 그렇게 또 착각한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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