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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후엔 시원한 막걸리 즐기는 '독일 신사'

[SBS 스페셜 - 찰스가 철수를 만났을때]

외국인과 한국인이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본다면 사람들은 둘 중 누가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대부분은 한국 사람이 유학생이거나 외국어 능통자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말이다.

하지만 요즘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TV·CF·동영상사이트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인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는 한국학 전공 학생들, 심지어 관광객 중에도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 친구와 속담대결을 해도 전혀 뒤지지 않고, 고된 등산 후에 들이키는 막걸리 한사발의 쾌감마저 뼛속깊이 이해하는 외국인.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이방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한국을 사랑하는 수많은 외국인 '찰스'와 그런 그들의 매력에 빠진 수많은 한국인 '철수'가 어울려 살아가는 2014년 한국사회의 모습을 찾아가 봤다.

찰스의 유창한 한국어, 그 비밀은?

한국 거주 외국인 170만 명 돌파. 단순한 관광목적이 아닌 살기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리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모국에서 이미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어느 정도 습득하고 한국을 찾아온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한국에 정착한지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사람과 구별이 되지 않을정도로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과연 일반적인 현상일까.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 그들에겐 언어습득의 방식에 있어서 색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말 못하면 그냥 아무 창문이 없는 방 안에 있는 거 같았어요. 그런데 이제 한국말을 하니까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창문이 생겼어요."

금발에 에메랄드빛 눈동자, 저음의 목소리로 감미로운 한국어 가사를 읊는 밴드 보컬 대니 애런즈. 그는 외국인 예능 토크쇼에 단 한번 출연으로 한껏 매력을 발산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대학에서 영어강사를 하며 편안하게 한국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그는 '한국어 못하는 이방인' 보다는 '한국어로 소통하는 외국인'의 삶을 택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부끄럽지만 이젠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한국어 도전기, 그리고 한국말을 통해 얻은 수많은 인생의 기회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방송에서 이렇게 뜰 줄 정말 몰랐어요. 원래 지하철 타고 다니는데 이제 택시도 가끔 타야해요. 배부른 고민이죠."

인기 예능 토크쇼에서 예의바른 태도와 한국인 빰치는 언어실력으로 엄친아, 독일신사 등의 별명을 얻으며 나날이 팬층이 두터워 지고 있는 다니엘 린데만.

지금과 같은 유명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독일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던 그가 한국을 직접 찾았던 이유는 단하나, 합기도의 나라 한국에서 직접 '무도정신'을 배우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하지만 정작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활력과 정이 넘치는 한국사람, 그리고 문화였다.

한국과 북한의 관계에 관한 논문으로 대학원 석사학위도 받은 다니엘의 다음 목표는 한국학 박사. 수많은 대한민국 철수가 그에게 호감을 건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밖에도 무궁무진하다.

"미국가면 영어 배워야 하고 프랑스가면 프랑스어 배워야 해요. 나는 여기 한국에 있으니까 당연히 한국말 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한국이름을 ‘덕영배’라 지으며 5년 째 한국거주 중인 데이브 레빈.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한국생활 경험을 위트 있게 올리며 입소문을 탄 그는 현재 SNS에서 80만 명의 팔로워와 십만여명의 구독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온라인 인기에 힘입어 방송활동도 활발히 하는 요즘, 그에겐 새로운 꿈도 생겼다.

꿀잼 노잼 심쿵 같은 젊은이들의 은어도 척척. 김치 없으면 느끼해서 밥을 먹지 못하게 된 입맛. 한국살이 5년 만에 한국사람 다 된 데이브는 이곳 한국 땅에서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을 찾았다는데. 그의 한국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찰스가 꿈꾸는 삶, 철수와 함께 가는 미래

24시간 깨어 있는 젊음의 문화,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이라는 정서로 무장한 한국 사람이 넘치는 곳. 이런 한국이 찰스에겐 꿈의 공작소이고 미래를 위한 발전소다. 또한 한국에 완벽히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철수 역시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과 가까워 지고 있다.

비슷한 꿈을 꾸고 비슷한 목표를 향하며 때로는 동료로 혹은 라이벌로 이 땅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철수와 찰스. 이젠 그들이 만나 더욱 상승하게 될 대한민국 긍정에너지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SBS 뉴미디어부)


[SBS 스페셜 - 찰스가 철수를 만났을때]

▶외국인이 한국말로 노래를? 대니의 '한국어 도전기'
▶"한국에 있으니, 당연히 한국말 배워야죠!"
▶등산 후엔 시원한 막걸리 즐기는 '독일 신사'
▶세계의 청년들, '꿈' 찾아 한국을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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