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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유치원생이 또래 성추행?…교육청·경찰 조사

[생생 리포트]

<앵커>

유치원에서 5살짜리 아이가 또래 친구들을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교육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짓궂은 아이의 장난이려니 하시겠지만 이런일이 의외로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불편하고 달갑지 않은 소재지만 저희는 이런 현실을 짚어보기 위해 고민 끝에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이제 4살이 된 딸 아이,

[피해자(4살 여아) 엄마 : 아이가 유치원 갔다 와서 조금 일찍 목욕을 시켰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그런데 아이 입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피해자(4살 여아) 엄마 : 갑자기 우리 아기가 얘기하는 거예요. "엄마 그런데 내가 00가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어. 그리고 00가 만지기도 했어.]

너무나 놀란 어머니는 같은 반 다른 학부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놀랍게도 같은 반 남녀 어린이 6명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피해자(5세 남아) 엄마 : 아이한테 물었을 때,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네, 맞아요. 화장실 앞 사이에 있는 길에서 그렇게 했어요."(라고 답하더라고요.)]

이 일을 겪은 뒤 심각한 후유증을 보이는 아이도 생겼습니다.

[피해자(5세 남아) 엄마 : 엄마 죄송해요, 제가 정말 죄송해요, 정말 잘못 했어요, 그러면서 울고 있고.]

아이들이 지목한 가해자는 형사상 범죄 책임이 없는 5살짜리 남자아이.

이 충격적 이야기는 과연 사실일까?

취재진은 아이들과의 대화내용을 받아 적었다는 일종의 '진술서'를 전문가들과 검토해 봤습니다.

[표창원/범죄심리학 박사 : (진술서의) 진실성 그리고 신빙성,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여섯 아이의 묘사와 진술에 (어른으로부터) 주입된 내용은 보이지 않고요.]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네 살 몇 개월된 아이들이 그렇게 작위적으로, 더군다나 성이 연관되어 있는 것을 조작해서 설정을 하고, 그렇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 유치원 측의 관리 소홀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유치원 측이 증거가 없단 이유로 진정한 사과와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결국 해당 지역 교육청과 경찰에 진정을 넣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해당 지역 교육청 관계자 : 그런 일(성적 장난)이 있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학원(영어 유치원) 측에다가 행정 처분을 했어요. 저희가 이 사항을 경찰에다 고발해 놓은 상태에요, 신고를 한 거죠.]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은 최근 이 또래에서 이런 일들이 드물지 않게 벌어진다면서,  피해자도 가해자도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전문적인 돌봄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정말 부모가 지나치게 과잉반응을 하시거나, 너무너무 힘들어 하시면 아이들 또한 부적절한 죄책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손석한/소아정신과 전문의 : (피해 아동을) 안심시키기, 상황을 명료하게 설명해 누가 잘못이고 아닌지 (가리기), 그다음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책 교육시키기 (가 중요합니다.)]

가해 아동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그러나 이 아이들은 발달상으로 봤을 때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성적인 개념을 가지고, 어떤 행위를 하거나 생각을 할 수 있는 연령이 아닙니다.]

이제 너댓 살 된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범죄로 보고 처벌할 수도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전문가들은 결국 어른이 아닌 아이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주용진·공진구,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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