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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원양어선 침몰, 수온 0도 감안하면 퇴선명령 빨랐어야"

대담 : 한국해양대학교 공길영 교수

▷ 한수진/사회자:

네 우리 시각으로는 그제 오후였죠. 사조산업의 1700톤 급 원양어선이 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배에는 한국인 선원 11명을 비롯해서 필리핀, 인도네시아인 등 모두 60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 중에 8명은 구조됐지만 한국인 한 명은 구조 직후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했고 5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어제는 수색작업 중에 4척의 구명 보트만 발견됐는데요. 계속 되는 해양 선박사고, 걱정이 참 큽니다. 전문가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한국해양대학교 공길영 교수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일단 이번 사고 어선은 어떤 배인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말씀해주신 것처럼 1750톤급 트롤 어선입니다. 트롤 어선이라는 것은 선미 쪽으로 그물을 내려서 이 해저 밑에 놓고 끌면서 고기를 잡는 그런 어선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건 원양어선 중에서 규모가 큰 편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보통의 어선이 한 1700, 1500톤급이니까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원양어선의 종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자 그런데 이 사고가 난 곳 베링해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베링해는 북태평양 쪽의 그 알래스카 밑에 있는 해역인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황금어장에 속합니다. 명태라든지 대구 꽁치 등을 잡는 그런 황금 어장인데 지금 겨울철 북태평양은 날씨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이번 사고도 초속 20m이상의 강풍이 불고 파도 높이가 4m이상에서 사고가 난 그런 경우라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이곳에서 우리 원양어선들도 많이 조업을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 한수진/사회자:

자 교수님, 이번 사고가 왜 일어난 건지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뭐 지금 알려진 것처럼 오룡호가 37년 이상 된 노화된 선박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앞서 판위로 올려 어창이라는 고기를 담아두는 창고 쪽에 고기를 집어넣습니다.

그런데 이제 고기를 같이 오지만 바닷물도 같이 올라오게 되는데 이런 선박의 경우에는 배수시설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노화된 선박들은 배수구가 좁아지는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사고는 어창에 있는 배수구가 명태나 생선에 의해서 막혔다고 하는데 사실은 이런 트롤 어선은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래된 선박은 배수구가 좁아지기 때문에 자그마한 이물질에도 배수가 막히게 되고 배수구가 막히다 보니까 물이 넘치지 않겠습니까?

물이 넘치면 보이는 곳에서 물 올라오는 것 뿐만 아니라 문턱을 넘어서 그 물이 선미, 선조 쪽으로 배 밑바닥 쪽으로 물이 들어가서 배 밑바닥부터 물이 고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배가 무거워지지 않겠습니까?

배가 무거워지고 물이 고인 쪽으로 배가 기울게 되고 그 속에서 바람과 파도가 높이 차오르게 되면 더더욱 물이 차오르게 되면 결국은 침몰하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배수시설에 이상이 생겨서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했고 그래서 배가 기울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본적으로 또 물이 들어와서 침몰을 한 거고요. 그렇게 배수구가 좁아지는 것 점검할 때 미리 알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이제 보통의 선박들은 이런 배수시설을 다 갈고 그러는데 모든 배수시설을 다 갈 수는 없고 이 선내에서 바다 밖으로 빠지는 배수 배관이 꽤 길거든요. 오래되면 녹이 생기다보니까 곳곳에 녹이 생기다 보니까 우리 사람으로 치면 동맥경화 생기듯이 물이 빠지지 않는 그런 경우가 생기는데 이 배도 이제 어선 정비 점검을 통해 그런 걸 합니다만, 앞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배관을 다 갈 수 없기 때문에 이 노화된 선박은 결정적인 순간에 제 기능을 발휘해지 못해서 이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럼 이 노화된 선박이라는 게 상당히 위험하단 말씀이세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연히 선령 제한 같은 게 있을 거 아니에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우리 앞서 세월호나 지난 번 홍도 앞바다 유람선 같은 경우에는 법 규정 상 20년 또 필요하다면 30년까지 이렇게 하도록 그렇게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만은 원양어선의 경우에는 이 선주에게 안전을 다 맡겨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제가 말씀드린 정기 안전 검사를 통과하면 그 후에는 보험가입이 가능해지고 보험가입이 가능해지면 이제 배는 출항하게 되는 그런 시스템인데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대부분 노후화 돼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350여 척 원양어선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 90%이상이 20년 이상 됐고, 이 오룡호처럼 30년 이상 된 배도 30% 이상 있는 걸로 알고 있으니까 90%이상이 20년 된 노화 선박을 지금 운영하고 있어서 사고위험은 계속해서 존재했었다고 생각이 되어 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령 제한이라든지 좀 규제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근데 원양어선들은 국제적인 기준을 따르다보니까 국제적인 기준에서는 그 선박의 안전을 선주나 선장에게 맡겨놓고 있고요,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이렇게 노화된 것은 대부분이 이제 국가에서 하는 선박금융지원 이런 것들이 없다보니까 일본의 원양어선에 비해서는 우리나라 어선들은 굉장히 노후화되고 낙후되어서 항상 위험이 존재 했던 그런 경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금융지원이 없다보니까 이런 노화된 선박을 쓸 수 밖에 없다 이런 말씀이신가보네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제적인 기준도 원양어선에 대해서는 선령 제한은 없다.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지금 당시에 기상상황도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에서 너무 무리해서 조업을 나간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지적들도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기상 기준은 우리 연안으로 볼 때는 초속 13m이상의 바람이 불면 풍랑주의보가 일어서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들은 전부 다 통제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먼 바다를 나가는 원양 어선들은 결국 그 선장이 기상상태를 파악해서 조업에 임하게 되는데 그 당시 20ms은 분명 날씨가 안 좋은 때입니다만 또 이 어획량이 할당되고 대부분 이 선장의 급여가 고기를 많이 잡으면 급여를 많이 받는 성과급제로 되어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어획량에 따라서 급여를 받는 거군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선장은 기상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조업에 임하게 되고 또 그 쪽 해역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겨울철에는 계속해서 날씨가 안 좋다 보니까 많은 선박들이 조업에 임하게 되는 그런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제 사고 이후에 풍랑이 일고 파도가 높았는데 빨리 퇴선조치를 취했다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는 요새 통신시설이 발달해서 사조산업 본사하고 연락을 계속 하게 되는 거 거든요. 그렇다면 좀 더 빨리 퇴선 명령을 비롯한 많은 조치들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늦었다는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이 퇴선 명령도 전적으로 선장의 권한 만은 아닌 거죠?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그렇습니다. 옛날에는 이제 통신시설이 안될 때는 그 선장이 다 현장에서 다 판단하도록 되어있습니다만 요즘은 위성전화기가 있어서 바로 선박에서 본사하고 통화를 하게 됩니다.

그럼 사고가 일어나게 되면 바로 본사에 보고하게 되고, 본사의 선박운항 책임자가 여러 가지 현장상황을 듣고 지시를 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퇴선 명령도 제가 이번에 보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것 같습니다.

이 구명뗏목이라는 구명정이 선박에 실려 있는데 배가 갑자기 기울기 전에 뗏목으로 옮겨 탔다면 이번에 8명 중 7명이 생존했습니다만 구조된 사람처럼 구조가 됐을 텐데 아마 배 뒤 선미 쪽에서 작업을 하다가 구명정은 선수 쪽에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옮겨 타지도 못했고 그럼 바다 속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현지 그 쪽 바닷물 수온이 거의 0도에 가깝습니다. 0도면 뛰어들자마자 거의 저체온증에 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퇴선 명령도 좀 일찍 행해져야했다라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래픽_원양어선오룡

▷ 한수진/사회자:

그런 면에선 정말 본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겠네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그렇습니다. 조사는 아마 상세하게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보다 정확한 조사는 있어야 되겠지만 말이죠. 아 수온이 그럴 경우에는 바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되는 건가요? 그 정도인가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그렇습니다. 그 정도 되면 뛰어드는 순간 보통 사람은 정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고 그런 경우가 또 파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지금 구조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 뭐 구조 작업들이 여러 악천 후 때문에 계속해서 난관이 많다고 하는데요. 참 걱정입니다. 정말 가족들 얼마나 맘이 안타까우시겠어요.

▶ 공길영 교수/한국해양대학교:

예, 그쪽은 아마 북극에 가까우니까 오후 3-4시가 되면 컴컴해집니다. 그리고 사고 이후에 계속해서 바람이 초속 20m 이상 파도 높이가 4-5m있다 보니까 사고해역으로 접근하기도 어렵고 또 접근되어있는 선박들도 현재 실종자를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참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거 같습니다. 사후대처는 정말 항상 너무 안타깝기만 하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해양대학교 공길영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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