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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되레 발목…"경비원 초소 줄이자" 공고

<앵커>

내년 1월 1일부터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 100%를 적용받게 됩니다. 그런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아파트마다 인원 감축을 고려하면서 오히려 경비원들이 해고되지 않을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박하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는 경비초소 4개를 반으로 줄일지 결정하겠다는 공고가 나붙었습니다.

[경비원 : 최저임금을 맞춰 주고 초소를 반으로 줄인다는 거죠. 초소를 반으로 줄이면 (경비원도) 절반이 해고된다고 봐야죠. (총 경비원이 몇 명이에요?) 10명이요. 5명으로 줄어든다고요.]    

당장 다음 달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비원 : 그만두라면 그만두는 거고 일하라면 하는 거죠. 우리야 뭐 파리 목숨이고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들의 무급 휴게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일은 그대로 하면서 돈은 못 받는 셈인데, 경비원들은 차라리 그게 낫다고 말합니다.

[경비원 : 돈 적게 받더라도 근무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임금 많이 준다면서 해고한다고 하면 그걸 누가 좋아해요.] 

정부는 지난 2007년 경비원을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 포함했고, 혼란을 막기 위해 2007년 최저임금의 70%에서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100%를 적용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겁니다.

늘어나는 인건비에 아파트 입주민들은 인원 감축을 고려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급여를 올릴 순 없으니까요. 그럴 바에야 CCTV를 달고 경비원을 없애는 것도 괜찮지 않나 하는 얘기가 나오고 그래요 주민들한테서도.]  

하지만 세대가 비용을 분담해 경비원 인력을 유지하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투표 끝에 경비원 68명을 그대로 일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경비원들은 매달 약 7만 원을 더 받고, 각 세대는 약 5천 원을 더 부담합니다.

[윤지영/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인식 개선이 좀 필요하기도 하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원래 입주민들이 당연히 부담을 해야 되는 비용이었던 것이거든요.]  

민주노총은 전국 경비원 25만 명 가운데 해고 위기에 처한 경비원들이 약 4만 명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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