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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으로 내몰리는 한계 계층 늘어난다

파산으로 내몰리는 한계 계층 늘어난다
개인 회생 신청자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는 것은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으로 내몰리는 한계 계층이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류층과 서민·빈곤층 간 격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저소득층에서는 대출로 대출을 돌려막는가 하면 은행권에서 밀려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부채는 평균 1천296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체가구의 평균부채인 5천994만 원의 약 1/5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이들의 연평균 소득이 825만 원임을 감안하면 1년반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더라도 갚은 수 없는 규모입니다.

특히 이들의 수입에서 필수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부채 상환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금융부채를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연금과 조세 등 비소비지출을 뺀)으로 나눈 비율을 보면 1분위 가구는 120.7%로 소득 5분 위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의 106.5%보다 큰 폭으로 악화된 것입니다.

저소득층이 부채에 억눌리는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금융부채의 비중이 늘어나다 보니 처분가능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1분위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 대비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6.6%에서 올해 27.2%로 10% 포인트 이상 상승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의 ¼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이 최근 5년간 가계금융 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빚이 있는 저소득층 자영업 가구의 부채상환부담률(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은 117.9%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득 하위 20% 계층이 대출을 받는 사유를 봐도 전반적인 상황 악화가 확인됩니다.

1분위 대출자 중 거주 주택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받았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26.6%에서 26.2%로 최근 1년간 감소했습니다.

이에 반해 전·월세 보증금 마련용 대출은 9.4%에서 9.6%로, 사업자금 마련 목적은 19.1%에서 27.3%로 각각 늘었습니다.

특히 부채 상환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응답이 지난해 4.7%에서 올해 5.6%로 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결국 저소득층은 내 집 마련 등 자산 축적을 위한 대출보다 전·월세나 빚 돌려막기 등 목적으로 대출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세에 거주하는 가구 중 대출 목적으로 '전·월세 보증금 마련'이라고 답변한 비율도 37.1%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이 2차례에 걸쳐 정책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이들 저소득층은 은행권보다 대출금리가 더 높은 2금융권으로 점차 밀려나고 있습니다.

소득 1분위 중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가구는 지난해 55.9%에서 올해 54.2%로 1.7%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가구는 같은 기간 20.6%에서 21.2%로, 보험사는 4.5%에서 5.9%로, 기타 금융사는 17.0%에서 17.6%로 각각 늘어났습니다.

통상 은행권에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것은 대출한도가 일정 수준을 넘었거나 신용도가 하락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약하기는 하나 대출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1분위 저소득층의 대출 중 만기일시 상환 대출은 32.9%에서 32.8%로 지난 1년간 비중이 다소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원금 분할상환 비중은 11.6%에서 13.7%로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원금이나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보다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 부실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초연금 제도 도입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주면서 분배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3분기 중 소득 증가율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증가율이 8.1%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분위는 2~3%대 증가율에 그쳤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누는 5분위 배율은 3분기 중 4.73배로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1분위의 적자가구 비중도 47.0%로 1년전보다 4.8%포인트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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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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