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2세 흑인 소년이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퍼거슨 사태와 맞물려 또다시 흑백 인종 갈등 문제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경찰은 그제 오후 3시 반쯤 공원에서 '누가 총을 휘두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비비탄총을 만지고 있던 12세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에게 두 차례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소년은 이튿날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클리블랜드 경찰은 성명에서 이 소년이 손을 들라는 경찰의 명령에 불응하고 허리춤에 있던 총을 잡자 경찰이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년이 소지한 총은 비비탄총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총에는 오렌지색 안전표지가 붙어 있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애초 경찰에 제보했던 시민은 전화에서 "총이 가짜 총일 수 있으며, 총을 흔드는 사람이 청소년일 수 있다"고 경찰에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폴머 클리블랜드 경찰 순찰대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총이 가짜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톰바 클리블랜드 부경찰서장은 이번 사고가 "매우 비극적"이라며 "경찰은 위협을 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망한 소년 라이스 측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흑백 인종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며 인종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뉴욕의 한 주택단지를 순찰하던 경찰이 어두컴컴한 계단에서 권총을 발사해 흑인 아케이 걸리가 숨졌습니다.
이 사고는 지난 8월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흑인 청년이 죽은 사건과, 지난 7월 뉴욕에서 경찰관의 과도한 목조르기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을 떠올리게 해 흑인 사회에 다시 동요가 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