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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인사 안했다고 조폭간 살인? 이권 다툼 있었을 것"

*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 한수진/사회자:
지난 토요일 저녁이죠. 전주 시내 상가 거리에서 40대 폭력조직원 최모 씨가 칼에 찔려서 사망했습니다. 범인은 다른 폭력조직에 속한 행동대장으로 알려졌는데요. 조직 폭력간의 칼부림과 살인,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인데 왜 아직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오늘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표창원 소장님?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권경쟁이나 세력다툼은 아닌 것 같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일단 보도 내용만 보자면 그런데요. 지난 토요일 오후에 한 폭력조직원의 결혼식이 열렸고요. 여기에 참석한 피해자 최 씨 일행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다른 상대폭력 조직원들과 시비가 붙습니다. 인사를 서로 먼저 했네, 안 했네, 뭐 이런 것들 가지고요. 그런데 일단 그 결혼식장에서는 주변 만류로 중단하게 되고요. 그러다가 이제 화해하자 이러면서 다시 오후에 만나게 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다시 만났는데 그럼 이 과정에서 다시 또 다툼이 생긴 거예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런데 조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이 피해자 나이가 43살입니다, 40대고요. 그리고 뭐 조폭이라 하더라도 대단히 조직화된 사람들인데, 어린애들처럼 단순히 인사를 했다, 안 했다, 이거 가지고 두 번째 만나서 흥분이 좀 가라앉은 상태인데도 다시 우발적인 범행이 이루어졌다, 이건 조금 이해가 안 되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어쨌든 사람을 죽이면 이 시선을 끌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 사람들은 이래봤자 좋은 게 없는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사실 폭력조직의 어떤 조직 목표랄까, 존재 이유는 돈입니다, 오직 돈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들이 하는 일들을 보면 유흥업, 건설, 부동산경매 이런데 개입을 해서 이권을 챙기든지 아니면 청부 폭력을 행사해서 돈을 버는 건데요.
만약에 이번 사건처럼 언론에 보도 되고, 사회 이목을 끄는 큰 문제가 발생을 하면 당연히 경찰, 검찰이 조폭에 대한 일제 단속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들이 해오던 사업이 다 수포로 돌아가고 돈을 벌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사실 왜 이렇게 발생을 했을까, 아이들도 아니고, 의문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40대라고 아까 하셨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말다툼, 사소한 말다툼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뭔가 좀 큰 이익을 포기할 정도로 격한 감정이 개입되었다, 뭐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래서 저는 이 사건이 그저 한 번 해프닝 이거나 순간적인 그런 감정 격돌이기 보다는, 조폭들 간의 오랫동안 잠재해 온 그 이권 부분에 있어서의 경쟁과 다툼, 묵은 오해, 서로 조직원 빼가기 라든지, 그리고 경찰에 밀고하기, 이런 것들이 쌓여 있다가 화약고처럼 있는 상태에서 불이 당겨진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이번 사건을 그냥 두 사람 간의 우발적인 충동, 이렇게 해서 마무리 짓게 된다면 뿌리 깊은 조폭 문제가 그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라고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어떤가요, 소장님 뭐 이런 유형의 조폭간의 살인사건이 그동안에도 좀 종종 발생을 했었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랬었죠. 가장 가까이로는 올해 3월 달이었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서 조폭 조직원끼리 칼부림이 벌어져서 한 명이 사망을 했죠. 그리고 2011년 10월에는 인천에 있는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서 서로 경쟁관계인 폭력조직원끼리 난투극이 벌여졌고요. 그때 이제 경찰관들이 도망갔느냐, 방관만 했느냐, 비겁하다, 이런 문제가 빚어져서 경찰청장이 사과까지 하고 커다란 문제가 됐죠.
 
▷ 한수진/사회자:
그 때 어떻게 됐었죠, 그래서 경찰이 사실상 개입을 못 했었나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나중에 뒤늦게 개입을 했고요. 그 당시에 이제 해당 경찰관들은 우리는 비겁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범증을 확보하고 추가 지원, 경찰력이 도달할 때까지 현장 확보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죠.
그리고 2013년에는 부산에서 칠성파라는 오래된 폭력조직에 대한 집중 단속이 이루어져서 25명의 간부들, 그리고 두목이죠, 이 사람들이 다 구속이 됐는데 이들이 폭력조직 간에 보복살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그리고 1993년 서로 상대방의 행동대장, 또는 행동대원들을 길거리에서 무참하게 살해를 했고요. 이 사건이 잘 아시는 영화 친구로 만들어졌죠.
 
▷ 한수진/사회자:
아, 길거리에서, 이 장면이 그 장면이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문제는 이 영화를 만든 친구의 곽경택 감독조차도 이 칠성파로부터 우리 이야기로 돈벌었으니까 돈 내놔라, 이래서 3억 원을 갈취 당하는 일이 벌어졌었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그런 일도 있었군요. 무섭네요, 칠성파. 이게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이란 말이죠. 두목도 아까 잡혀 들어갔다고 말씀을 하셨으니까, 어떤가요, 이제는 조금 이 조직도 거의 와해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게 보기가 좀 어려운 게요. 일단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폭력조직만 해도 전국에 216개 파, 5,378명인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많아요, 폭력조직이.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이들이 계속 그 두목이나 행동대장들이 잡혀 들어갔던 조직들이고요. 이들 중에는 와해된 것처럼 보였다가 이름만 바꾸어서 다시 만든다든지. 또 새로운 인물이 두목이 된다든지 이런 형태로 명명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없어진다고 해서, 또는 간부나 행동대장이나, 행동대원들이 체포된다고 해서 와해되는 것은 아니고요. 이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근본, 지하경제, 지하산업 이게 있는 한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봐야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요. 소장님, 요즘 청소년들이 폭력조직, 무슨 의리니 뭐니 해가지고 여기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또 있다고 하잖아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가장 큰 문제인데요. 특히 아주 멀게는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마수를 뻗친다고 그래요, 폭력 조직들이. 가장 가깝게는 물론 고등학생들이 타깃이 주로 되고 있고요. 그리고 중학생들도요.
이들 중에서 가정이 불우하다든지, 학교에 적응을 못한다든지 또는 학교에서 퇴출을 당한다든지, 이런 친구들은 사실 미래의 꿈과 희망을 가지기 어렵지 않습니까. 정상적인 방법으론 성공하기 어렵고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한참 힘든 시기에 있는 아이들을 노리는 거예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이들에게 다가와서 영화보지 않았느냐, 드라마 보지 않았느냐. 우리 조직에 들어오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신나고 폼 나게 멋있게 살 수 있다. 뭐 이렇게 하면서 동네 선배, 아는 사람 통해서 폭력조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뭐, 영화에 보면 그런 장면 많잖아요. 소장님, 뭔가 좀 잘못된 불법 사실이 드러나거나 경찰에 적발이 되면 이런 어린친구들이 희생양으로 삼는 장면들이 영화에 많은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들이 최근에는, 과거에는 폭력조직들이 그 자체가 범죄적인 목적, 범죄적인 강령, 조직 강령이라는 걸 만들어가지고 뭐 절대 복종한다, 또는 뭐 보스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린다. 이런 것들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게 이제 특정 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법률이라는 게 만들어져서 범죄단체조직법, 범죄 단체를 조직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도록 만들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폭력 조직들이 이런 강령을 이제는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합법적인 기업인 것처럼, 혹은 단체인 것처럼 만들고요. 그래서 보스, 두목, 또는 행동대장 이들은 불법에 몸담지 않고 행동대원들만 불법행위를 하게 만들어서, 적발당하면 이들만 전과자가 되는 거죠. 그런데 범행 자체가 사채라든지 고리대금, 또는 갈취, 주가조작 이런 거다 보니까. 전과의 그 양태도 사기, 뭐 도박, 횡령 이렇게 되서 파렴치한 잡범들이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휴 참 요즘 뭐 조폭이 대학총학생회 선거까지 개입했다는 소식도 있어서, 아이패드도 들고 다닌다고 하고, 참 근절되기는커녕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소장님,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동안 범죄와의 전쟁, 혹은 일제단속 이렇게 해서 접근을 해왔지만 이것은 어떻게 본다면 대중요법, 눈에 보이는 것만 해결하는 그리고 원인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라고 볼 수 있고요. 그 원인이 되는, 잘못된 정치, 경제, 지하경제, 이런 것들을 뿌리 뽑아야만 조폭도 없어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잘 알겠습니다. 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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