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통 판소리를 극으로 발전시킨 장르를 '창극'이라고 하죠. 전통예술인 창극 춘향전을 세계적 오페라 연출가가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잇따라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창극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조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입니다.
서반이 국립창극단의 초청에 응해서 판소리 춘향가를 창극으로 새롭게 해석한다는 소식은 공연계의 큰 화제였습니다.
[안드레이 서반/연출가 : 춘향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현대적이면서도 과거와 연결돼 있는 작품으로 만들려 노력했습니다.]
서반은 제목부터 '다른 춘향'으로 정했습니다.
배경은 요즘으로, 대사는 연극처럼 바꾸고 판소리의 노래 부분만 그대로 살렸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장면들의 세부적인 표현은 신선하지만,
[이용욱/관객 : 역동적이라고 해야 하나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른 춘향'이라는 극 이름과는 달리, 크게 '다르게' 해석한 건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은화/관객 : 춘향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사실 요즘엔 별로 없잖아요. 그걸 그대로 썼다는 건 약간 사실 많이 공감은 안 되는데.]
일부 어색하거나 거슬리는 장면은 수정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창극의 역사는 100년 남짓 되지만, '장화 홍련'이나 그리스 신화 '메디아'등으로 소재를 넓히는 새로운 시도는 3~4년 전부터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성녀/국립창극단 예술감독 : 판소리는 우리 전통문화를 그대로 이어서 300년, 400년, 500년 가야 하고 판소리에서 파생된 창극은 이 시대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 원형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는 것이 전통의 창조적 계승일지 정답이 없는 가운데 전통예술계의 고민이 깊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박영일,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