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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취업 중 선택해라? 속 타는 졸업 예정자

<앵커>

졸업을 앞두고 이미 직장을 구한 대학생들이 구직난 속에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곧바로 출근하려니 수업에 못 가서 졸업이 어렵게 되고, 반대로 수업에 충실하자니 어렵게 얻은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겁니다. 이제까지는 취직을 했다고 하면 교수님들이 아이고 잘했다 하면서 대충 봐주는 게 관행이었는데 요즘은 사정이 간단치가 않습니다.

뉴스 인 뉴스, 류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합격한 대학생 이 모 씨는 고민 끝에 입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합격 다음 날부터 당장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교수가 남은 수업을 듣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나온 겁니다.

[이모 씨/조기취업학생 보호자 : 무조건 F를 준다는 거죠. 수업에 참석 안 했는데 어떻게 학점을 주느냐, 취업은 네 개인 사정이라고요.]  

회사 역시 알아서 해결하라는 얘기만 되풀이했습니다.

[왜 너희 (교수)만 그렇게 별나게 그러냐. 너 말고도 (불합격한) 차점자들한테 전화만 하면 언제든지 올 텐데 넌 회사에 다닐 의지가 그렇게 (없느냐고 했어요).]

대학 내 학점과 관련한 결정은 교수의 고유권한입니다.

그러나 고등교육법상 일정 수업 일수를 채우지 않은 학생에게 학점을 준 사실이 적발되면, 교수는 징계를, 학생은 졸업 취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실제 한 국립대가 교육부 감사 기간에 이런 사실이 적발돼 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교육부 담당직원 : 분명히 학칙은 (수업 일수의) 1/4을 결석하면 학점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상 결석하고 있는 학생에게 학점을 주면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지르는 거죠.]

일부 교수들은 대학의 근본은 학업이기 때문에, 취업 준비기관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원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교육부 감사와 징계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체 리포트나 맞춤형 학사제까지 운영하며 조기취업자들의 편의를 봐 주는 실정입니다.

[강헌경/대학생 : 엄격하게 확인증을 내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공결증을 회사로부터 받아서 내야 되고요. 학생이 취업에 관련된 결석이라면 출석을 인정해주시는 편이에요.]

기업들이 졸업 예정자를 뽑기로 한 이상 입사 후 진행될 일정을 미리 공지하거나 남은 학사 일정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박대영,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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