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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美, 北에 장관급 특사 파견…정보-외교 선 긋기

한미 외교, 국방장관 4명이 머리를 맞댄 '2+2 회의' 뒤 미국의 외교 수장 존 케리 국무장관이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한국 특파원이 던진 날카로운 질문에 케리 장관이 움찔합니다.

[다른 2명의 억류 미국인을 석방한다면 북한을 방문해 지도자 김정은과 만날 수 있습니까?]

[존 케리/미 국무장관 : 제가 간다고요? 저도 모르는 (북한 측) 초청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것이 있습니까? ]

케네스 배 등 억류 미국인 2명을 김정은 비서가 석방한다면 평양을 방문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케리 장관은 자신도 모르게 북한이 초청을 해왔느냐며 시치미를 뗐지만,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는 못했습니다.

장관급 특사 파견은 곧 현실이 됐습니다.

주인공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

북한이 요구한 각료급이면서도 평양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외교관은 안된다는 미국의 조건에 맞아 떨어진 의외의 인물입니다.

80년대 주한미군에서 대북 정보를 담당한 경력까지 있어 북한을 잘 아는 적임자로 낙점됐습니다.

[제임스 클래퍼/미 국가정보국장 :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결국, 그 일을 맡게 됐죠.]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챙겨 비밀리에 평양 방문길에 오른 클래퍼는 억류 미국인 2명을 군용기에 태우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북한이 바란 '돌파구'는 없었지만, 미국이 원한 '인질 석방'은 성사됐습니다.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해 외교와 정보의 영역을 넘나든 또 다른 인물은 백악관에서 3년 넘게 한반도를 담당하다 6자회담 특사에 임명된 시드니 사일러입니다.

물밑 협상을 위해 적어도 3차례 이상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IA를 거쳐 국가정보국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정보 분야 출신 외교관의 비밀스런 행보가 클래퍼의 방북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미 행정부는 일본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평양에 접근하자 대북 관계는 투명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비밀스런 방식으로 자국민 석방을 이뤄냈습니다.

억류자 석방은 비핵화 문제와는 별개라면서 정보와 외교 사이에 짙게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평양을 다녀온 클래퍼 국장은 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을 미지의 영역에 남겨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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