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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로 위기극복? 현대중공업 근무지침 논란

<앵커>

세계 1위 조선 기업 현대중공업이 요즘 위기를 맞아서 구조 조정도 하고 기강 잡기가 한창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낮잠을 자는 직원이나 업무중에 스마트폰 쓰는 직원을 의무적으로 적발해서 신고하라는 겁니다.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위기 극복 방법입니다.

생생 리포트,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그런데 위기는 한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3조가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임원 30%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노사의 임금 협상이 난항을 보이는 가운데 노조는 파업을 결의했습니다.

20년간 이어져 온 노사 무분규 신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안전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지난 4월, 8만 4천 톤짜리 선박에 불이 나면서 두 명이 숨지는 등 올해 숨진 근로자만 8명입니다.

경영 정상화, 안전 대책 마련과 같은 여러 요구안이 빗발쳤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대응은 이랬습니다.

그제(18일), 한 부서장이 조회시간에 나눠준 문서입니다.

일과 중 낮잠을 자는 것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근로자까지 적발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습니다.

근무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게 사측의 취지라지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임원들은 5명씩 팀장들은 3명씩 의무적으로 적발을 요구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적발하는 사람 수만큼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까지 나옵니다.

[현대중공업 본사 직원 : (수주) 물량도 많고 안전사고가 많다 보니까 안전사고를 줄이고 기초질서를 잡기 위해 강하게 표현한 것들이 있는데…]  

근로자들은 인권 침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김형균/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 다른 논리가 별로 없으니까 현장에서 안전 문제를 빌미로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요. 사실상 원청이 하청(협력업체)을 지배관리하고 있음을 밝히는 거죠.]

위반자가 많은 협력 업체의 경우에는 계약 해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본사 차원의 지침이 아니라 부서장의 독단적인 지시였다며 해당 지침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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