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수백 척 밀려와 어구 '싹둑'…중국 어선 횡포

<앵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실태. 몰려드는 배는 늘어만가고 단속은 역부족입니다. 최근에는 그 횡포가 도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어장에 몰래 들어와서는 어민들 어구까지 싹쓸이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어민들은 사실상
조업을 포기했습니다.

기동취재, 김학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1일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

50여 명의 대청도 어민들로 북적입니다.

막바지 꽃게 철이라 조업에 바빠야 할 시기에 이들이 육지를 찾은 이유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때문입니다.

[배만복/대청도 어민회장 : 우리 조업을 이제 할 수가 없어요. 먹고 살 길이 없잖아요.]  

무슨 사연인지 백령도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포구마다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조업 때문에 바쁜 게 아닙니다.

중국 어선들이 망가트린 어구를 손질하느라 다른 일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겁니다.

[장주봉/백령도 어민 : 지금 이렇게 물때 좋고 지금 한참 꽃게도 장이 차 올 때고, 좋은 철인데도 (조업을) 못 하는 거죠.]  

조업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 저인망 쌍끌이 어선 수백 척이 우리 어장까지 들어와 통발 속의 꽃게나 가리비는 물론이고 어구까지 그물로 끌어가고 있습니다.

[이 어구가 자기네 나라에는 있지도 않고 이거 사려면 비싸고 그러니까 우리나라 어구를 보면 한사코 달려들어서 이걸 잘라가는 거예요.]  

중국 어선들은 주로 늦은 밤에 불법 조업을 일삼아 단속이 쉽지 않습니다.

또, 서해 5도의 우리 어장이 북방한계선 NLL과 가까워 해경이 적극적 단속에 나서기도 어렵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이곳 서해 5도에서는 야간 조업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자정이 넘은 이 시각 백령도 앞바다에서는 수백 척의 어선들이 조명을 켜고 조업 중입니다.

바로 중국 어선들입니다.

[백령도 주민 : (불빛이) 신도시 같죠. 며칠 전에 이쪽부터 여기까지 쫙 있는데 내가 진짜 놀랐다니까요.]    

중국 어선들로 어장이 대부분 훼손돼 서해 5도 어민들은 사실상 올해 조업을 포기했습니다.

[전향숙/백령도 어민 : 포기해야지 어떻게 해요. 못하는 거죠. 틀렸어요. 올해는.]   

해경의 단속만으로 수천 척이나 되는 중국 어선을 막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도 없습니다.

인천 옹진군청은 현재 어민회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집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이준영, 화면제공 : 인천 해양경찰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