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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임대아파트 놀이터 차별, 알고 보니 경로당도 이용 못해

* 대담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 한수진/사회자:
SBS 8시뉴스에서도 보도해드렸지만,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임대세대 주민들의 놀이터 사용을 금지시켜서 논란이 일고 있죠. 갑자기 놀이터를 잃어버린 아이들, 얼마나 황당할까요? 임대세대와 분양세대간의 갈등, 이 뿐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현재 임대 아파트 살고 있는 주민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익명으로 전화연결 합니다. 안녕하세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이른 아침에 감사합니다. 지금 사시는 곳이 서울 어디시죠?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종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14년 됐습니다, 15년 다 되어갑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체 세대 중에서 임대세대가 얼마나 되나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554세대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대세대만 554세대, 꽤 단지가 큰 모양이에요. 전체는 얼마나 되는데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전체 1300세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대세대도 꽤 많은 편이군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네, 임대세대는 면적이, 호당 면적이 적기 때문에 동수는 적습니다. 2개 동이, 그렇게 여러 세대입니다. 벌집 같죠. 10평이 안 되니까, 실평수가.

▷ 한수진/사회자:
임대아파트 사시면서 많은 서러운 일 겪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주로 경로당에서 주민들 간 갈등이 있었다고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경로당은 원래 전체 세대로 기준해가지고 짓기 때문에 경로당이 굉장히 커요. 그런데 임대아파트 사는 주민들은 경로당을 이용할 수가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이용할 수가 없다고요, 왜 그런가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분양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생활 차이가 있으니까 그 분들이 굉장히, 설움을 주죠.

▷ 한수진/사회자:
못 들어오게 한다고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못 들어오게까지는 않는데, 경로당 안에서 그 운영하는데 돈 같은 걸 자기네끼리만 걷어가지고 음료를 사먹는다든지, 뭘 사다가 먹어도 임대아파트 사람들은 주지를 않아요, 차별을 해요.

▷ 한수진/사회자:
대놓고 그냥 차별하는 거군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오는 자체를 싫어해요.

▷ 한수진/사회자:
대놓고 차별하고, 그리고 오면 좀 눈치를 주는 모양이네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많이 주죠. 한 1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그런 큰 경로당인데도, 뭐 딱 오지 말라고는 않는데. 행동을 못하게 그렇게 하니까. 거기는 한 5명 정도 내지 10여명이 사용해요, 100명이 사용할 것을. 우리는, 임대아파트는 노인네들이 많아요, 한 200명 정도 돼요, 사용할 사람들이.

▷ 한수진/사회자:
많이 서러우셨겠어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네, 그래서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겨울에는 햇볕 따라서 양지 따라 여기 앉고 저기 앉고, 노인네들이 몰려다니고, 여름에는 더워가지고 그늘 찾아 이리가고 저리가고. 햇볕이 자꾸 돌지 않습니까? 그렇게 서러움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정부에 이야기해가지고, 우리 단지 내에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들만의, 축소판 경로당을 짓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짓고 있어요? 같이 이용하시라고 경로당 지어놓은 건데, 이용을 전혀 못하셨고, 결국은 임대주택 어르신들만 이용하는 경로당을 따로 짓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그런데 그런 것뿐이 아니고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같은 단지 안인데도 자기네 단지 안에는 차단기 설치하고, 차를 못 들어오게 해요. 자기네 아파트 쪽으로 지나다니지를 못하게 경비원을 세워놓고.

▷ 한수진/사회자: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도 경비원을 따로 세워놓고 차단기까지 만들었다고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차단기해서, 딴 차는 못 들어오게 하죠, 같은 단지 안에서도.

▷ 한수진/사회자:
단지 내 젊은 사람들끼리 갈등은 더 심하겠어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말도 못하죠.

▷ 한수진/사회자:
더 그래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그것도 그렇고. 어린 애들 학교 다니는 것도 그렇게 차별을 한다고 해요, 애들이.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자기들끼리 어울리지를 않아요. 분양아파트 어린이들하고, 임대아파트 어린이들하고.

▷ 한수진/사회자:
아이들에게 “임대아파트 아이들이랑 놀지 말라” 그렇게 가르치는 것 같다는 말씀이시네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그렇게 알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아이들끼리 인사 나눌 때도 “몇 동, 몇 호에 사니?” 이런 이야기도 한다면서요. 그래서 임대 쪽 아이들이면 놀지 말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많던데. 정말 그런 일이 있어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네, 그게 맞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그것뿐이 아니라 동사무소 같은데 주민자치센터 안에 헬스장 같은 게 있거든요. 스포츠 기구도 있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요즘 스포츠센터 다들 많이 있더라고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처음에는 누군지 모르니까, 어디서 왔는지 모르니까 그런데. 임대아파트 산다는 거 알려지면 따돌리고 같이 어울려주질 않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그런 시설도 사용하지 못하는군요?

▶ 000 임대아파트 거주자:
네, 아주 굉장히 서럽고.
아파트 부감_640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이런 어른들을 보고 배워서 그렇게 아이들끼리도 끼리끼리 노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 게 아닌가 모르겠네요. 어르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임대아파트 주민의 이야기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시민단체인 임대주택연합의 노기덕 사무총장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총장님 나와 계십니까?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심각하네요, 그런데 임대세대와 분양세대 주민들 간의 갈등이 정말 이 정도인가요? 정말 이렇습니까?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우리나라 임대아파트 단지는 서울 같은 경우는 90년대 초반부터 제공이 되었는데요. 산동네나 이런데 공급이 됐는데, 그런 데는 분양하고 일반아파트하고 같이 짓게 되는데. 그런 단지들이 대체적으로 서울 같은 경우, 지방도 물론 있습니다만, 비슷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죠.

▷ 한수진/사회자:
가령 어떤 일들이 있는 건가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다니는 길 같은 경우도 따로 출입구를 내어 가지고 다니게 한다든가. 그러다보니까 분양아이들 다니는 길에, 임대아파트 다니는 애들이, 같이 다니는 애들이 못 다니게 막는다든가. 그 다음에 철조망 같은 걸 쳐서, 애들이 학교로 빨리 가려면 분양아파트 길로 가야 하는데 막아가지고 철조망을 넘는다든가,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일들이 종종 보도가 되긴 했습니다. 아파트 동과 동 사이 출입문 막아서, 임대아파트 아이들은 먼 길로 돌아다니고. 앞서도 어르신이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말이죠. 그런데 분양세대 주민들에게 이런 권한이 있기는 있는 건가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권한이라는 게 사실은 같이 전에부터 살던 동네들이 많이 집주인들하고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같이 살았고, 그런 마을 동네였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한정되어서 있던 권리라고 볼 수는 없겠죠, 다 사람 다니는 길인데. 걸인이라도 다닐 수 있는 거고 다른 사람들 모두가, 같이 다닐 수 있는 공동의 길인데, 그런 권리는 누구한테 특별히 주어졌다고 볼 수 없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에 8시 뉴스 보도에서 놀이터 사용금지 같은 경우에, 어떻게 보세요? 관리 사무소 측에서는, 시설 유지보수비용을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금지를 시켰다는 거거든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시설관리보수라는 게, 물론 아파트 특성상 분양단지에 속하는 놀이터 같은 경우는, 거기서 부담한 그런 경우가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분양단지 놀이터만 가서 노는 것도 아니고, 분양아파트 아이들도 임대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걸 그렇게 딱 유지보수비를 우리가 부담한다고 해서 그렇게 다른 아이들이, 지나가는 아이들이 놀 수 없다는 그런 것들은 사실 좀 서글픈 일이죠.

▷ 한수진/사회자:
임대아파트 이사 가면 내 자식 왕따 당하는 것 아니냐, 자녀교육 때문에 임대아파트 가는 것 고민된다, 이런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다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옛날에 보면 ‘영구와 범생이’ 그런 신문보도도 나오고, 많이 언론에 나왔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영구와 범생이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네, 영구주택 임대아파트 사는 애들하고 범생이, 일반 분양아파트 사는 주택가 사는 아이들을 말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부른다는 거예요, 영구와 범생이?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보도가 많이 나왔었고. 실질적으로 여러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그런 사건 같은 경우도,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조사된 바도 있었고. 그런데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잘못된 보도들이나 홍보들, 임대아파트 사는 아이들은 문제가 많고, 그런 가정이 불온가정이고 그런데서 자라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그런 것들이 잘못된 인식 속에서, 잘못된 인식을 갖고 그런 편견을 조장하는.

▷ 한수진/사회자:
편견을 조장하는 그런 보도들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그런 것들도 많이 있었죠, 사실은. 왜냐하면 임대아파트 사는 가정이 더 열심히 사는 부부들도 많고, 또 가족 간 동네나 주민들 간의 나눔이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것보다는 문제가 많다, 이런 것들이 사실 더 많이 보도가 되고 그러다보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 점은 꼭 짚어봐야 할 점이네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네, 그런 점도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모든 임대, 분양세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다 이렇다는 건 아니겠죠. 정말 일부의 문제겠지만, 어쨌든 일부라도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어른들의 이런 차별,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되 물림 되는 게 아닌가, 가르쳐지는 게 아닌가, 그런 걱정도 되고요.

▶ 노기덕 임대주택국민연합 사무총장:
사실은, 그렇죠.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잘못된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라든지, 신분 평가의 척도가 된다든지 그런 것들을 통해서 저 아이들의 부모들로부터 이렇게 받는 교육의 내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통해서 그런 것들이 잘못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임대주택연합 노기덕 사무총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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