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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해도 결혼 안돼? '윤달 속설' 맞나 봤더니

<앵커>

음력은 1년에 354일, 양력보다 11일이 적습니다. 이 때문에 3년에 한 번 윤달이 생기는데 내일(24일)부터 29일간 윤 9월입니다. 관습적으로 윤달에 맞춰서, 혹은 윤달을 피해서, 경조사 날짜를 택하다 보니 이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윤달 풍습, 과연 근거가 있는 걸까요.

생생리포트,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수의 제작 업체입니다.

[김익한/수의 제작업체 대표 : 450만 원 정도는 하셔야 안동포 빛깔이나 원단이 괜찮아요. 지금 빨리 하시면 가능합니다.]

윤달을 맞아 문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화장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윤달엔 귀신이 활동하지 않아서 부정을 안 탄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평소 하루 11건을 처리하는 이 화장장은, 윤달 기간 예약이 3배 늘었습니다.

일부 납골당이 부추기기도 합니다.

[고모 씨/윤달 화장 예약자 : 업체에서 먼저 전화가 왔어요. 조건을 좋게 해주겠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예약이 엄청 힘들었어요. 거의 열 번 넘게 시도해서 된 거 같아요.]

결혼은 정반대입니다.

윤달을 피하기 위해서 결혼 날짜를 당기거나 늦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을 앞둔 2명 가운데 1명은 윤달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할 정도입니다.

한 예식장의 지난해 11월 예약건수는 19건, 윤달이 낀 올해엔 3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지모 씨/11월 말 결혼 예정 : 남들 안 할 때 굳이 하기도 좀 마음이 그래서 뺐죠. (윤달에는) 가격 할인도 해준다고 하긴 했는데, 꺼림칙해서….]

[가구업체 직원 : (혼수용) 가구를 보러 오는 사람도 드물고요. (윤달) 거의 끝날 때쯤부터 장사가 되기 시작하겠죠.]

출산도 고민입니다.

[최다혜/임신부 : 아무래도 좀 신경이 쓰이니까 날짜를 변경을 해서 12월로 조금 뒤늦게….]

윤달의 근거로는 1840년 대에 쓰여진 동국세시기가 꼽힙니다.

윤달에는 수의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결혼하기에도 좋고,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장장식/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 기념일을 정하는 풍조에 따라서 윤달을 꺼리는 것 같고, 왜냐하면 윤달은 가끔씩 돌아오는 달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전통 관념과는 정반대의 그런 관념이고….]

결국 윤달에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건 그 근거가 없고, 일제 때 변형된 풍습에 불과하다는 설이 제기됩니다.

괜한 속설에 묶여 비싼 비용을 치르고 스트레스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박영일·김승태,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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