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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참사 20년…붕괴는 끝나지 않았다

<앵커>

지금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1994년 10월 21일 오전, 성수대교 상판 48미터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출근길 직장인, 등굣길 학생 3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도 당시에 현장을 취재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에 교량 안전대책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시에 1만 3천 개 정도에 이르던 다리 개수는 이제 전국에 2만 9천 개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만큼 다리를 오가는 우리의 안전은 나아졌을까요?

안전이 미래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홍천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285미터 홍천 반곡교입니다.

다리 기둥에 갈라진 자국이 선명히 드러나 있고, 보강 공사를 한 듯한 부분도 부실한 모습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24톤 이상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한다며 높이 제한 시설물을 설치했지만, 시설물은 휘었고 중량 제한 표지판은 꺾여 있습니다.

수년째 예산을 들여 보강조치를 한다고는 했지만 안전 등급은 5년 넘게 D등급입니다.

결국 보강 공사를 포기하고 바로 옆에 새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보강 공사 시점을 놓쳐버린 겁니다.

[공사업체 직원 : (기존 다리를) 폐쇄할지 안 할지는 그거는 어떻게 결정지을지 잘 모르겠어요. 우선 차는 안 다니겠죠.]

지난해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춘천 서상1교입니다.

철제 난간은 잔뜩 삭아서 살짝만 건드려도 툭 떨어져 버리고, 상판 중간 중간마다 벌어진 틈으로는, 어른 팔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지난 2010년 C등급을 받은 뒤에도 별다른 보강 조치를 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감사원에 적발된 뒤 폐쇄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보강공사를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건설업체 직원 : 강원도는 예산이 좀 여유가 없어서 이제 국비를 받아 오려니까 (오래 걸렸죠.) 이제 승인이 떨어져서 저희가 공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전국 교량 2만 9천여 개 가운데 46.8%가 지자체 관리 대상인데, 안전등급을 올릴 만한 보강 공사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배유진/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연구원 : 전체 도로예산 중에 유지 보수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핀란드 같은 경우 70%, 프랑스는 60%, 영국도 약 50% 수준입니다. 그거에 반해 저희는 약 10% 수준이기 때문에.]    

20년 지난 성수대교 붕괴의 교훈이 우리의 안전 체계를 바꿨는지 자신 있게 대답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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