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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환풍구, 안전뿐 아니라 건강에도 치명적…유독물질 나와"

* 대담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방재안전 전문가)

▷ 한수진/사회자:

16명이나 숨진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데요. 어제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사고 당일 현장에 안전요원이 단 1명도 배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안전요원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했다고 하는데요. 안전요원 관리를 포함해서 이번 사고의 원인과 대책, 다각도로 좀 짚어보겠습니다. 방재안전 전문가이시죠, 연세대 조원철 명예교수 전화연결 합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네, 수고하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이번 사고도 인재라고 보세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절대적으로 인재죠, 가슴 아픈 인재입니다. 이게 너무나 쉽게 일어난 인재라서, 저희 안전관리를 뭐 한 30년 이상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야, 이게 이럴 수밖에 없나” 하는 또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먼저 어떤 측면을 지적하고 싶으세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불특정다수인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 같은 곳, 특히 교외부지 이런데 보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거기 안전 문제가 반드시 따르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각종 규정을 만들면서, 실내 규정하고 실외, 바깥에 운동장 같은 데는 3천 명이라는 숫자 기준을 갖고 있는 데, 이게 굉장히 잘못된 겁니다. 3천명 아니라 적은 뭐 300명이 모이더라도 얼마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적은 인원이 모이는 공연에 대해서는 규정 자체가 없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그렇죠. 그런 규정이 없다고 해서 안전규정을 안 지켰는데, 이번에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라고 하면서 계획서상에는 4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도록 계획했다고 되어 있거든요. 그건 뭐냐면, 안전이, 안전요원이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러면서도 실제로 안전요원을 전혀 배치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게, 이게 이제 문제가 되고. 또 하나는 무대 배치가 처음에는 이번 사고 난 환풍기 앞쪽에 배치가 돼서 환풍기는 무대 뒤쪽에 놓이게 되니까 전혀 환풍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갖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환풍 시설이 무대 앞으로 놓이게 됐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무대 위치가 바뀌면서 환풍구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었다, 하는 말씀이시구요. 먼저 안전요원에 대해서 교수님 말씀 좀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이 안전요원이라는 게 참 중요한 거죠?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아주 중요하죠. 안전요원은 출연하는 출연자를 보호하는 데는 안전요원을 그 사람들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이번에도 36명인가, 38명인가 하는 그 관리요원들이 있다.

▷ 한수진/사회자:

행사 진행요원이라고 표현했더라고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진행요원 이렇게 했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일반 관객들이거든요. 그 쪽으로 모여드는 일반 분들의 안전이 중요한 건데, 이 분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찰이나 소방당국하고 협조를 요청해가지고, 허가사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안전점검을 하고, 필요하면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경찰은 뭐 안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한수진/사회자:

허가사항 아니라서 안 왔다?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소방당국에서는 안전현장을 점검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급하면, 400여m 거리에 있으니까 급하면 119를 요청하면 바로 우리가 지원하겠다, 하는 약속까지도 소방당국에서는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대 위치가 바뀌면서 그 환기구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는 그런 계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선진국에서는 안전요원들이 공연장에서는 뭐 절대 권력을 행사한다면서요. 완력을 사용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데?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경찰 못지않은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권력이라는 말이 그렇게 좋게 들리진 않습니다만, 그 사람들이 예를 들어서 완장을 차고, 또는 가슴의 띠를 두르고 해서 안전요원의 안내대로 하지 않으면 관람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퇴장시킬 수 있는 권한까지도 갖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같은 경우도 환풍구에서 내려와라, 그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그냥 끌어내려도?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끌어내릴 수 있고, 벌금도 매길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외국에서 공연한 한국업체들이 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안전관리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이 굉장히 많고 권한이 세다는 것에 놀랐다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그런 수준은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못 따라가는 게 아니라 거의 안 따라가고 있죠. 외국에서 공연 경험을 했던 업체마저도 국내에 할 때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교육받은 안전 요원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정말 두고두고 남습니다. 그리고 교수님, 환풍구 문제도 짚어봐야 될 텐데요. 환풍구가 너무 약했던 것 아닌가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환풍구는 크게 한 서너 종류가 있는데요. 하나는 지하철 환풍구가 대표적으로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이번 같은 그 지하주차장 환풍구가 있거든요. 지하주차장 환풍구는 건축물 규정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건축물 규정에 그 최소 규정이 전부 최소 규정이 있고 나머지는 권장사항이거든요. 그런데 그 사진하고 전부 확인해보면 최소 규정은 다 따른 것으로 되어 있어서 시설물 자체에는 우리가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 아니고 특별히 이것은 사유시설입니다, 개인시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차장 환풍구 규정이 특히 문제가 되는 거군요, 지금?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그렇죠. 오히려 이 건물주의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하는 말씀이신데. 일반 건축물의 환풍구에 대해선 사실상 지금 법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관련된 규정을 갖추는 게 시급하겠어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그래서 규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하면 높이 규정입니다. 왜냐하면 환풍구라고 하는 것이요. 길거리에 있는 지하철 환풍구도 그렇고 음식점에서 나오는 환풍구도 그렇고, 이번 주차장에서 나오는 환풍구도 그렇고. 치명적으로 더러운 공기입니다, 유독물질이 굉장히 많거든요. 주차 배기 시설에서 나온 게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평상시에도 이 환풍구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 눈이나 피부에 굉장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라가서는 안 돼요.

▷ 한수진/사회자:

안전에도 안 좋지만, 건강에도 안 좋군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첫째가 건강입니다, 안전 문제가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한 5m 정도 높여서 배출을 시키자, 하는 안을 한 12년 전부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게 또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쉽게 되질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용문제가 당장 걸리니까 그런 건가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네, 그리고 5m 정도 높여가지고 도시 조형물로 만들 수가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외국 같은 경우는 그렇게 많이 한 모양이더라고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우리나라에도 한 군데 시범적으로 해놓은 데가 있습니다. 저 종각지역에 가면 잘해놓고 있는데 색깔도 잘 칠하고 모양도 예쁘게 했는데, 다만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걸 높여놓으면 그 부분에 있는 가게들이 앞에 전망이 가려져 버립니다. 그래서 그걸 보충해 줄 수 있도록 해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또 불만이 있겠군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그것도 간판 같은 걸 달아준다든지 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아직 사회적인 합의가 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에 안전처가 만들어지면 국가적으로 어떤 그런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환풍구가 서울에만 한 6000곳 가까이 된다는데. 이번에도 보니까 지하 18m, 수십 미터 깊이까지 뻥 뚫려 있잖아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환풍구란 건 굴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접근은 너무 쉽고 지하철 환풍구 같은 경우는 턱도 상당히 낮아서 그냥 그 위를 쉽게 걸어 다니잖아요, 사람들이 인도처럼?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바로 그 위를 걸어 다니는데, 그 위를 걸어가면 첫째 호흡기, 그 다음에 피부, 눈, 절대적으로 치명적인 좋지 않은 공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께서도 일체 거기는 안 가시는, 접근을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기본적으로는.

▷ 한수진/사회자:

시설 자체를 개조하는 게 어렵다면 당장은 강력한 경고문구나 펜스라도 좀 설치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될 것 같네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펜스를 상당히 권장을 하고 있죠. 권장을 하는데, 아직은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경우에는 거기 다 펜스 설치해봤자 또 올라갔을 겁니다, 아마 관객들이 올라갔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거기는 안전요원이 배치돼가지고, 올라서 앉아는 있더라도 거기서 뛰지는 말라고 하는 경고라든지 이런 걸 안내를 해주어야 되는데 안전요원이 없었으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몸무게 70kg인데 제가 앉아있는 것 하고, 한 엉덩이만 들썩들썩해도요. 그 구조물에 미치는 힘은 엄청나게 늘어나 버립니다.

▷ 한수진/사회자:

하중이 그렇게 다른가요?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다릅니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 하고, 한 30cm 정도 뛰었다가 내리고, 뛰었다 내리고 하면요. 점핑을 하면은 힘이 70kg이 아니라 200kg가 넘어가버립니다. 그래서 27명이라는 숫자가 올라가서 뛰고 하면 굉장한, 거기다 더욱이 음악이 나오니까 리듬에 맞춰서 공진현상이 생겨버리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네, 교수님 말씀 듣다보니까, 시민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이번 사고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절대적이죠.

▷ 한수진/사회자:

다시 한 번 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일단 좀 주의를 해야 되겠죠?

▶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주의 정도가 아니라. 첫째 이 환풍기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공기, 더러운 공기를 빼내는 곳이기 때문에 접근 안 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피부나 특히 여성들은 피부나 이 안구,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절대접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 다음에 그 혹시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가 있기 때문에 접근 안 하는 게 좋죠.

▷ 한수진/사회자:

네, 교수님 오늘 설명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방재안전전문가인 연세대 조원철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계획서에만 있던 안전요원…실제론 '0명'

'지붕' 정도의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마련해야

일본 환풍구 둘러보니…'규정'이전에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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