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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먹거리들…'대장균 시리얼' 재활용 판매

<앵커>

식중독균 유기농 웨하스에 이어서 이번에는 시리얼에서 안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국내 최대 시리얼 제조업체인 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제품을 재활용해서 팔아온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생생 리포트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시리얼 공장에 상자포장까지 다 끝난 출고 직전의 완제품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시리얼 봉지를 뜯어 내용물을 한 곳으로 쏟아 모으고 있습니다.

커다란 비닐 봉투에 모아 담는 건데, 봉투에는 여기저기 '대장균'이라고 쓰인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이 의심스런 작업은 뭘 하는 걸까.

어렵게 만난 공장 관계자는 이른바 해체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동서식품 내부제보자 : 대장균 같은 거나 곰팡이나,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 해체 작업을 하는 거예요. 재활용이라고 볼 수 있죠. (시리얼을) 큰 비닐백에 넣어서 불량처리 작업.]

그러니까 출고 직전 품질 검사에서 대장균이나 곰팡이 같은 불량이 나온 제품을 다시 생산 라인으로 되돌려 살균을 해서 내 보낸다는 겁니다.

이 중의 일부는 새로 나온 제품과 섞기도 하는데, 불량 판정을 받고 두어 달이 지난 뒤에 이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공장 작업일지에 이런 과정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쿠키 맛 시리얼에서 불량품, 구체적으로는 대장균이 발생했다며 상자를 해체하라고 쓰여있습니다.

다이어트 시리얼로 알려진 다른 제품에서도 대장균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불량품을 새로 만들어지는 시리얼에 10%씩 투입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보입니다.

동서식품 측은 대장균이 검출되면 해당 라인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수거해 재활용해 왔다고 시인했습니다.

[동서식품 관계자 : 대장균 같은 경우는 생활 도처에 엄청 많이 있어요. 그런 것들에 (시리얼이) 오염되면 이건 버리기엔 너무 많아요. 거기서 재가공이 들어가요.]

대장균은 식중독균과는 달리 가열하면 살균이 되는 만큼 재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을 때에만 판매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식품위생법에는 시리얼에서 대장균이 검출될 경우 식약처에 보고를 해야 하고 제품의 가공과 사용, 판매를 중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서 측은 출고 전에 한 품질 검사이기 때문에 신고 규정을 위반한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업체가 자체적으로 품질검사를 한 뒤 부적합 결과가 나와도 신고만 하지 않으면 그 사실을 아무도 확인할 수 없는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겁니다.

크라운제과 웨하스의 식중독균 검출 사태에서도 이와 똑같은 과정이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부적합 결과를 보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해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현행 솜방망이 처벌 규정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태민/변호사 : (자가품질)검사 결과를 보고하지 않아도 현재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조항이 없습니다. 식약처에서도 사후관리를 하기 위해서 검사를 하고 있는데 그게 결국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고.]

식약처는 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활용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관련 제품에 대한 잠정 판매중단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승태,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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