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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동료 경비원 "5층에서 음식 던져줘…우리가 강아지 새끼인가?"

김길환 노조 분회장 (해당 아파트 동료경비원)

▷ 한수진/사회자: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자의 차에 탄 채 분신을 기도했습니다. 지난 주 화요일 서울 압구정동 유명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치료중이라고 합니다. 이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이유는 뭘까요? 같은 아파트 경비원이자 노조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이 동료들의 증언을 모았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분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먼저 병원에 계시는 동료 분은 어떤 상태인가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3도 화상을 입고요. 현재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어서 전혀 말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의식도 없으신가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의식은 뭐, 조금은 희미하게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위중한 상태이신 것 같은데요. 지난 주 화요일에 벌어진 일 좀 다시 한 번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분회장님도 같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을 하고 계시는 거죠?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현장에 계셨어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아니, 현장에 안 있었고. 그 날은 제가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그날 오후에 연락받고 나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나중에 현장 상황을 전해 들으신 건데, 많이 놀라셨겠어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많이 놀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직접 목격한 분들도 계신 거죠?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이웃의 입주민이 차량에서 연기가 나는 걸 보고 신고를 하셨고. 그 다음 뒤에 있던 몇 분이 차에서 불이 붙은 채로 사람이 내려오는 걸 보고 소화기를 가지고 와서 같이 관리사무실에 있는 직원들하고 진압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동료 분들 증언에 따르면, 다른 입주민들과 다른 어떤 언쟁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그런데 이 말씀을 드리기 이전에, 현재 이00 씨는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어 전혀 말을 못하는 형편이고. 부인, 목격자, 그분하고 같이 근무하는 분, 세 분의 진술을 토대로 해서 상황만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그런 상황을 저희가 감안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이00 씨가 거기 동에 근무하면서, 그분과 몇몇 분이 집중적으로 많은 괴롭힘과 시달림, 그리고 여기는 아파트 단지 내이다 보니까 분리수거나 이런 것을 일주일에 이틀씩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다못해 분리수거하는 것, 페트만 모이는 이런 데도 수시로 나와서 연장 같은 걸 들면서 살펴가면서 이런 건 페트만 모이는 데인데 왜 다른 이물질이 들었느냐면서 고함을 지르면서 괴롭히고.

페트나 이런 물건 같은 경우는 경비원들이 분리고 하고 그러지만, 주로 입주민들이 분리 해놓으면 갖다 놓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래서 저희가, 이00 씨도 따로 분리수거를 해요. 여러 가지 다른 게 들어있나. 그런데 혹시나 이분이 다른 일을 위해서 잠시 비울 때 입주민들이 갖다놓는 것은 잘 현황을 모르잖아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가끔 가다가 이분이 마주칠 때, 거기 가서 보실 때는 그걸 다 일일이 포대 밑에까지 봐가면서 다른 것 있으면 “왜 이런 걸 넣느냐” 라고 하면서 여러 가지로 질타를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70대 여성 입주민으로 알려져 있는데 말이죠. 이분과 평소에도 갈등이 있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네.

▷ 한수진/사회자:

동네 분들은 사건이 일어나던 이 날도 70대 여성 입주민으로부터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들었다, 이렇게 말씀들 하신다면서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이00 씨가 거기서 근무한 지가 한 5~6개월 됐습니다, 근데 5~6개월 동안 자꾸만 집중적으로, 저희가 24시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계속 교대를 받고 근무합니다. 그런데 이00 씨 뿐만 아니라 같이 근무하는 교대자도 여러모로 인해가지고 계속 질타를 받고 지금 오늘 근무하는 사람도 그 입주민만 보면 그냥 가슴이 뛰고 이래서 우황청심환까지 복용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실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정도로 경비원들에게는 힘들게 하는 그런 입주민이었군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103동의 입주민만 그렇게 경비원들을 괴롭히는 실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동료 경비원들은 그렇게 증언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분신하신 이분 뿐만 아니라 다른 경비원분들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좀 심하게 말하면 하인 다루듯 했다, 아주 심하게 하대했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 거죠. 그 상황에서 지금 해당 경비원이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느낀 것 같다, 이 말씀이시군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그래서 이 와중에 이분이 너무나 힘들고 해서 약까지 복용해가면서 참 어려운 여건을 겪어오고. 이00 씨 부인의 이야기로는, 이00 씨가 굉장히 활달한 분이에요. 근데 그동안에 자꾸 괴롭힘을 당하고 집에 와서 낱낱이 이야기는 못하고. 부인 되시는 분이 남편을 살펴보니까 하도 이상해서, 왜 요즘에는 말도 안 하고 그러냐니까 나중에 모든 걸 사실을 이야기하더래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이야기했다는 거죠?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여기 와서는 유독이 그분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가지고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면서 근무하는 실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일을 먹으라면서 음식을 던진 적도 있다, 이런 보도도 있는데 맞습니까?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맞습니다. 그분이 5층에 사시는데. 물건을 주면 입주민들이 경비실로 갖고 와서 드시라고 해서 봉지에 싸주시기도 하는데. 이분만큼은 경비, 경비 불러가면서 5층에서 이거 먹으라고 던져줘요. 던진대요. 그럼 경비원들은 내가 뭐 강아지 새끼도 아니고 그냥 던져주는 걸로 이렇게 하니까. 그분이 눈에 띄면 가슴도 뛰고 그러니까 대신 피해가려고 하면, 또 경비실을 비우면, 거기에 5분이나 10분 동안 기다리고 있다가, 왜 경비실을 비우냐, 또 하면서 많은 질타를 받고 그런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다치신 분이 연세가 어떻게 되시죠?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61년생이니까 54세나 될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연세가 적지도 않은 분이시네요. 그런데 그런 갈등을 겪다보니까 충격이 심했고 고통도 심했었던 것 같은데. 혹시 그 입주자에게 “그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직접 항의하기는 어려웠을까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예를 들어서 지금 그 분이 자살 기도를 하고 며칠 있다가 또 반대 근무하는 분한테, 분리수거 하고 옆에 화분하고 낙엽이 좀 떨어져있었대요. 또 그거 또 안 치운다고 난리를 부려서, 근무자가 조금 좀 대들었대요. 자기한테 대든다고 그분하고 관리사무실 끌고 와서 대 난동을 부렸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상황에서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겠네요, 그냥 꾹 참을 수밖에 없고 말이죠.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예를 들어 처음에는 지금 입주민들한테 대들거나 잘못하면, 입주민이 관리사무실에 와서 말을 하면 경비를 질타를 하고, 그런 건이 많으면 사유서 같은 걸 받고, 그러면 나름 불리한 입장이 되고 그러니까 꾹꾹 참고 일을 하다가 이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령 재계약 시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겠네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아파트 경비원들 보면 이런 저런 입주민들의 민원 해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고요. 혼자서 처리해야 할 일도 굉장히 많으시다면서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여기는 차를 많이 움직이는 편이에요. 그래서 차를 빼주다가 늦게 빼주고 하시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차관리도 해야 되고 아까 낙엽이야기도 하셨다는데 청소도 해야 되고, 화단정리도 해야 하고. 사실 요즘 택배 물건도 잔뜩 쌓이는데, 그것도 제대로 해야 하고 순찰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10여 가지 일을 하신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자, 지금 분회장님께서도 아파트 경비 일을 같이 하고 계시니까. 이런 일 겪으시면서, 이런 일 지켜보시면서 참 많이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많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같은 동료로서.

▷ 한수진/사회자:

주민들께서도 그렇고, 이번 일로 인해서 아파트 경비원들의 여러 고충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은데요. 혹시 어떤 말씀 해주고 싶으세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저는 다른 것보다도, 지금 이 분이 분신사건, 자살이라는 이유 때문에 산재 처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번에 한 번 수술을 받는데, 약 한 2천만 원 정도가 들어갔어요. 의료보험 처리가 되는가 안 되는가 확인한 다음에, 가능성은 있다고 해서 수술이 시작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어려움이 예상이 된다는 말씀이시구요. 경비원으로서, 이렇게 좀 해 달라, 바라시는 것 없으세요?

▶ 김길환 노조 분회장(해당 아파트 경비원)

저희가 이런 어려운 역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니까, 입주민들께서도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으로, 노조 분회장을 맡고 계시는 분이시네요, 김길환 분회장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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