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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무성-최경환 "뽀뽀나 한 번"…역시나 신경전

[취재파일] 김무성-최경환 "뽀뽀나 한 번"…역시나 신경전
■ "뽀뽀나 한번 하실까요?" 웃으며 시작했지만…

▲ 김무성 ="이리와. 가뜩이나 싸운다고 하는데, 안 싸운다는 걸 보여 줘야지."
△ 최경환 = "하하하. 우리 뽀뽀나 한번 하실까요?"

어제 오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환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했던 최 부총리가 인사차 김 대표의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시작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지난 11일 재정건전성을 두고 벌인 1차 설전을 의식한 듯 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썼습니다.

■ 재정건전성 두고 '2라운드 신경전'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심각해 졌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대화를 시작하면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공기업 부채를 국가부채에 포함시키는지 여부를 두고 설전이 오갔습니다.

▲ 김무성 = "국가 재정건전성 GDP분의 국가 부채에 무엇을 포함시키느냐 하는 것은 학자마다 견해가 다른데, 공무원 연금 같은 경우 올해 몇 조 구멍이 나나?"

△ 최경환 = "4조 가까이 난다"

▲ 김무성 = "그걸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차피 국민 세금으로 막아야할 연기금이나 공기업 부채는 포함돼야 한다."

△ 최경환 = "국제적인 기준은 (공기업은 빼고) 일반 정부 재정만 부채에 포함시킨다."

▲ 김무성 = (미리 준비한 '주요국 공공부문 부채현황 패널을 보여주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른데 국제기준이 어딨나?"

△ 최경환 =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복잡하다."

이어 김 대표는 공기업에 대한 인사권이 모두 정부에 있고, 공기업 문제에 대한 책임도 국가에 있는 만큼 공기업 부채를 국가 부채에 넣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에 유념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확대 재정정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20분간 양보 없는 공방이 이어졌지만,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3번이나 "설전했다고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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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사내유보금 과세 반대"…최경환과 대립각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제살리기의 중책을 맡으며 현 정부 실세로 떠오른 최경환 부총리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사내유보금 과세방안’에 대해 김 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김 대표는 "기업 사내 유보금에 과세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이익금을 쌓아 놓는 것이죠. 그런데 정부에서 강제로 '투자 안 하면 과세한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다른 것으로 기업인들이 정부를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강하게 해주는 것이 정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당 대표가 드러내놓고 반대 의사를 밝힌 만큼 사내유보금 과세의 국회 입법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김 대표가 '최경환노믹스'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에도 "재정확대 정책만 갖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 경제정책으로 충돌하는 여권 잠룡들

당 대표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부총리의 의견 불일치를 두고 언론이 '설전'으로 각을 세우고, 이들이 그렇게 보이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는 여권의 핵심 거물급 정치인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대권주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김무성 대표는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1순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엄중한 시기에 경제 살리기의 중책을 맡은 최경환 부총리 역시 내각 최대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김 대표가 이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제 정책에 대한 지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윱니다. '원조 친박'에서 비주류 리더로 등장한 김 대표가 정부의 경제정책에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정부 여당 내 긴장은 한층 더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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