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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맞는 경찰 교통정보, 1천억 들여 또 구축?

<앵커>

운전할 때 빠른 길 찾아주는 앱 서비스, 많이 이용하시죠? 그런데 경찰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예산 2천600억 원을 들인 UTIS라는 서비스입니다. 아무래도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교통정보이다 보니 민간 업체보다 더 정확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월요일 출근 시간 서울 강남구 휘문고 앞 도로입니다.

양쪽 차도가 텅텅 비었는데도 경찰청의 내비게이션, UTIS에는 정체상태로 돼 있습니다.

비슷한 시각 올림픽대로 구반포 진출입로 상황도 정 반대로 표시됩니다.

중부고속도로에서는 교통사고로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지만 사고정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교통정보가 제대로 수집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UTIS는 전용 단말기가 부착된 차량의 동선과 속도를 수집해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교통정보 수집 구간이 서울은 56%, 부산 43%, 광주 41% 등 전국 평균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집 단말기도 서울의 경우 필요 단말기의 14% 정도인 6천500대만 보급됐을 뿐이고, 전국적으로는 보급률이 3분의 1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티맵과 올레내비 등 민간 업체 서비스보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간 서비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5만 대의 단말기가 보급돼, 이동전화 기지국으로 촘촘하게 관리되고, 이용자들의 실시간 사용정보까지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찰청 UTIS 단말기는 2만 대 가까이 꺼져 있거나 고장으로 하루 한 번도 교통정보를 전송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단말기를 경찰은 일반 내비게이션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대당 70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턴 키 방식으로 발주해 품질은 낮으면서도 가격은 비싸게 구입한 겁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데,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택시기사와 일반운전자 50명에게 물어봤지만, UTIS를 아는 사람은 2명에 불과했고, 사용해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정신/운전자 : 이런 앱 있는지도 몰랐고 오늘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영구/택시기사 :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은 2022년까지 전국 24개 도시에 UTIS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예산 1천600억 원이 더 투입될 전망입니다.

[박남춘/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안전행정위원회 : 현 단계에서 보완책 마련 없이 예산을 더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부진에 대한 원인 규명과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 후 사업의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경찰청은 값싸고 고품질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더 보급해 교통정보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세경·제 일,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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