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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시민참여 훈련?…동원된 직원이 절반

서울시 제 2롯데월드 임시개장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이벤트' 집중

[취재파일] 시민참여 훈련?…동원된 직원이 절반
● 성공적인 대피 훈련?…부끄럽지 않습니까

서울 송파구 제 2롯데월드에서는 또 한바탕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제 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을 놓고 ‘시민이 참여하는 소방방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서울시와 롯데는 훈련에 공식적으로 시민 1천203명, 소방과 경찰, 그리고 롯데 직원까지 모두 2천 761명이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작 강조됐던 시민은 참석했다던 1천 203명 중 거의 절반이 롯데 직원이나 입주업체 직원이었습니다. ‘동원된 시민’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김종찬 롯데물산 이사도 현장에서 “하이마트(제 2롯데월드 입주업체) 등에서 채용해 인근 잠실점 등에서 현장훈련(OJT) 중인 직원 600여명 정도가 자신들이 근무하게 될 장소에 와서 대피훈련을 체험하고 싶어 해서 시민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시민으로 참석한 1천200여 명 중 절반 정도 직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훈련은 너무나 완벽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쯤 비상상황이 발생했다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 깔끔하게 차려 입은 20~30대들이 질서정연하게 출구로 탈출했습니다. 모두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허리까지 숙여가며 탈출하는 모습이 마치 숙련된 조교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4분 30초 만에 탈출이 완벽히 끝났다고 서울시와 롯데는 발표했습니다. 인근 안전센터에 있던 소방차도 3분이 조금 넘어서 현장에 도착해 제 2롯데월드에 시원한 물줄기를 뿌렸습니다. 현장에 참석했던 자문단은 대규모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제가 안전 분야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부분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나름의 의미는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동원된, 다시 말해서 오늘 뭘 할지 알고 준비된 일부 사람들의 신속한 대피, 중앙에스컬레이터에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온 방화셔터, 준비하고 있던 소방차의 골든타임내 출동이 과연 무엇을 보여주는 건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다중이용시설의 비상상황 대피는 항상 너무 많은 인원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한 번에 출구로 몰리거나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아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큰 건물에 1천 명 조금 넘게 넣어 두고 그들이 4분 30초 만에 탈출을 완료했다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입니까. 만약 10배, 20배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오늘 참여한 1천 203명의 그토록 완벽한 대피가 정말 실제상황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는 건가요. 이왕 동원할 거면 롯데 직원 더 동원해서 1만 명 정도의 인원이 현재 마련된 비상구나 출구를 통해서 문제없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차라리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차라리 그러면 많은 인원이 그래도 나올 수 있는 출구는 마련돼 있구나 정도는 알 수 있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 2롯데월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교통문제입니다. 훈련이 있었던 오전 10시 20분은 출근정체도 모두 풀리고 하루 중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입니다. 그런데 주말이면 아직 제 2롯데월드가 개장하지 않았지만, 제 2롯데월드 주변 잠실역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 교통상황에서도 과연 소방차가 3분 만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교통 흐름에 대한 고려는 있었던 겁니까.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면 컴퓨터 시뮬레이션 한번 돌려볼 생각은 왜 못하는 건가요. 요즘에는 교통량만 넣으면 일대 교통 흐름과 도착시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교통량도 경찰이나 서울시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 상황에 따른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전문가의 의견을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또 제 2롯데월드는 123층짜리 초고층건물입니다. 화재 등 비상상태가 발생하면 가장 피해가 클 곳은 고층부입니다. 그런데 고층부는 이번 훈련에서 빠져있습니다. 지금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이 현안이기 때문에 저층부에서만 이벤트를 마련하신 건가요. 저층부가 개장돼도 고층부 공사는 계속 진행됩니다. 그러면 공사 중에 저층부에 문제가 생기면 고층부에서 일하고 있는 현장 인력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한번 ‘쇼’를 하면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거라고 믿는 겁니까.

● 보여주기식 ‘쇼’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지난 15일에도 또 한 번의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제 2롯데월드의 저층부 안전시설과 고층부 공사현장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프리 오픈’을 놓고 시민에게 책임 떠 넘기는 게 아니냐는 여론은 일자 서울시 입장에서는 “우리도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너무 답답했습니다. 기자들을 처음 안내한 곳은 62층에 마련된 현장 회의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회의를 한다는 겁니다. “왜 굳이 여기서 꼭 회의를 해야 하지?” 보여주기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일단 접어두겠습니다. 그 회의에서 무슨 논의가 이뤄지고 그 전문가들이 무엇을 어떻게 점검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기자들을 모아 놓고 우리 잘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뭘 잘하고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약 100명에 달하는 기자들을 모아놓고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회의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을 데리고 다시 위로 올라갔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가장 최고층인 82층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냥 전망대 투어였습니다. 안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습니다.

현장을 다녀와서 다른 취재원을 통해 전문가들의 활동을 그나마 조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저층부 임시사용 신청을 하면서 6개 안전 항목을 제시했는데, 전문가들이 16가지 항목을 추가했습니다. 내용은 고층부 외부에 낙하물 보호망 등을 더 설치하고, 보행자의 안전통로를 추가로 확보하고, 고층부 공사 중 타워 크레인에 안전 로프를 강화하고, 저층부 옥상에 낙하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지적 사항은 전혀 특별할 것도 없고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수준이라는 것도 함께 전해 들었습니다.

이런 보여주기식 행정은 시작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시는 제 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 승인을 앞두고 ‘프리 오픈’이라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제 2롯데월드 안전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보니 시민들이 직접 가보고 안전여부를 판단해 보라는 겁니다.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2만 5천명의 시민이 다녀갔습니다. 그리고 다녀온 사람들이 인터넷에 남긴 후기를 보면 하나 같이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언론 보도에서 보면 위험할 거 같았는데 막상 와보니 안전한 거 같아요”
“롯데월드 저층부에 있는 아쿠아리움이 매우 멋있었어요. 나중에 개장하면 또 오고 싶어요”
“깨끗하게 잘 정돈 모습이었어요”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서울시나 롯데가 제공한 정보가 무엇이었을까요. 개장을 앞두고 깔끔하게 정돈된 쇼핑몰과 위락시설들을 안내원이 안내해 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마치 관광지 투어를 하듯 시민들은 준비된 동선을 따라서 눈으로 둘러보고 온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요.

지난달 5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 폭 2.5m, 깊이 5m, 길이 8m의 동공이 발생했습니다. 동공 발생 원인을 놓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습니다. 가장 비중 있게 제기된 원인은 지하철 공사였습니다. 사고 발생 다음날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문제의 지하철 공사현장을 전문가와 함께 내려갔습니다. 내려가서 보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습니다. 당시 동행했던 전문가는 눈으로 봐서는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문가도 구체적인 자료 없이 눈으로 현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함께 갔던 공사 관계자의 “잘하고 있다”는 설명과 주장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시민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도 제대로 된 정보와 사전 준비 없이 눈으로 둘러보고 안전 문제 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시민을 앞으로 내세웠습니다. 시민들에게 제대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준비된 것만 보여주는 행위 자체가 비난의 대상인 겁니다.

취파

● 난무하는 주장과 의견…“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제 2롯데월드 논란의 핵심은 주장과 주장의 대립입니다. 주장의 근거 중 그 어떤 것도 확인된 게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 하나만 예를 들겠습니다. 제 2롯데월드 안전 문제에 대한 핵심 중 하나는 인근 석촌호수 수위입니다. 석촌호수 문제의 핵심은 ‘지하수’입니다. 제 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는 매일 450톤의 지하수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많은 지하수를 뽑아내면서 공사장 인근 지역에 지하수가 부족해서 공간이 생기고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로침하도 같은 이유로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 2롯데월드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석촌호수는 한강 물을 끌어다가 수위를 유지하는 인공호수입니다. 그런데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한강에서 끌어오는 물의 양이 최근 늘었다는 주장입니다. 석촌호수로 유입된 한강물의 양에 대한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유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매년 평균값을 비교해 보면 1천 톤 사이에서 2천 톤 사이를 오가던 유입량이 올해 6월까지 평균 3천 톤을 넘어서고 있는 건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강물 1천 톤 정도를 더 끌어다 석촌호수의 수위를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석촌호수에 있던 물 1천 톤 정도가 평소와는 다르게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양이 유의미한지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커다란 욕조에 10톤의 물이 있고 수위가 10m라고 가정해 봅시다. 여기서 1톤이 빠져나가면 10%의 물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겁니다. 수위도 1m나가 급격히 줄어들 겁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입니다. 하지만, 같은 1톤이라 하더라도 수위 100미터의 100톤의 물이 있는 커다란 욕조에서는 줄어드는 양이 상대적으로 매우 미비 합니다. 줄어드는 양도 0.1%에 불과하고 낮아지는 수위도 0.1%에 그칩니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매우 적은 겁니다. 서울시는 현재 이런 영향에 대해서 연구용역을 수행중입니다. 결과는 내년 5월이나 돼야 나올 예정입니다.

결국, 이처럼 아직 그 누구도 제 2롯데월드 안전에 대해서 자신 있게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주장과 의견만 있을 뿐입니다. 이 상황에서 서울시는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판단과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리더의 자질 중 중요한 것은 판단과 그 판단에 책임을 지는 자세입니다. 1천만 관객을 넘은 ‘명량’이라는 영화에서 우리 국민들은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얻었습니다. 수군의 역할에 대해 이견이 많은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의 우려에도 끝까지 자신의 판단을 믿고 이를 온 몸을 던져 책임지는 이순신의 모습에서 우리는 현실에 없는 리더의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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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신이 낳은 혼란…“판단하고 판단에 책임져야”

제 2롯데월드는 주장과 의견의 대립으로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은 그 어떤 이야기도 믿지 않습니다. ‘불신’이 낳은 혼란입니다. 서울시는 지금 그 어떤 객관적인 데이터로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서울시는 지금까지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안전 문제 이외에도 서울시가 고려해야 할 경제적인 요소까지 포함해 많은 요소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겁니다. 이제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더 이상 시민을 앞세운 ‘쇼’는 그만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시민을 앞세운 ‘쇼’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에 대한 불신을 낳게 할 겁니다.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시민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여야 합니다. 특정 목적을 위해서 함부로 시민이라는 이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을 위한 시정을 하겠다는 것은 이렇게 시민의 이름을 앞세워 자신이 해야 할 판단과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서울시도 시민에게 판단과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제 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놓고 서울시가 보여준 일련의 '쇼'는 일각에서 이런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 민선 6기가 시작되자마자 나온 서울시 보도 자료입니다.

7월 1일, ‘제 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 시민 자문단 운영’
7월 2일, 서울시, 공유 서울 홍보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7월 2일, 서울시 현장시장실 지역으로 더 꼼꼼하게 찾아갑니다
7월 9일, 서울시 고교 2년생 청소년 명예부시장 첫 위촉

시민의 참여, 시민 중심의 시정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석촌지하차도에 커다란 동공이 발생하는 사고가 나자마자 서울시는 아래와 같은 보도자료를 또 냅니다.  

8월 7일, 서울시 안전한 지하철 건설 위해 설계단계부터 시민 의견 듣는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시정 운영을 위한 많은 자료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8월 18일, 서울시 시민과 함께 100개 놀이공원 개발한다
8월 20일, 사회적 경제도시 서울 시민참여 토크콘서트 11월말까지 개최
8월 22일, 서울시 이런 정책 어때요 20일 신청사에서 제안하세요
9월 2일, 서울시 페이스북에 도로함몰 토론방 운영
9월 11일, 박원순 시장, 청년 200명과 정책아이디어 공유
9월 15일, 노들섬, 시민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활용방안 찾는다
9월 16일, 서울시민, 인권헌장에 나도 한마디 시민 참여 모집
9월 16일, 나도 도시계획가 서울시를 설계해보세요
9월 19일, 서울시, 제 2롯데월드 시민참여 종합방재훈련 실시
9월 23일, 시민-공무원-전문가 함께 서울시 정책 새롭게 디자인

시민을 위하고, 시민의 참여를 통해 시정을 하며, 시민을 위한 시정을 하겠다는 지금 서울시의 철학이 진정성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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