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한창인 문학박태환수영경기장.
"이찌, 니, 산, 시", "이 아 산 스" 등의 낯선 구호를 뚫고 익숙한 구호가 수영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북한 여자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선수들입니다.
이들은 어제(21일) 열렸던 규정종목(테크니컬루틴)에서 83.3914의 점수를 받아 중국(91.3888)과 일본(89.6714)에 이은 3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4위인 우즈베키스탄(73.3761)과는 약 10점의 점수 차가 나서 자유종목(프리루틴)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동메달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단체전은 규정종목과 자유종목의 성적을 합산해 메달 색을 정합니다.
결선에 앞선 연습에서 10명의 선수는 "하나, 둘, 셋, 넷~"이라는 구령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북한 코치는 때론 선수들의 훈련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힘 있고, 절도있게 동작을 보이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정희 등 10명의 선수는 "네 알겠습니다" 혹은 "아닙니다"라고 답하며 묵묵히 훈련에 임했습니다.
자신들끼리 어떻게 할지를 숙의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습니다.
이들의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수중에 있던 선수는 돌고래처럼 물 위로 치솟아올랐고, 몸을 거꾸로 한 채 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였습니다.
물속에서 허공으로 점프해 몸을 비튼 후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동작은 밑으로 하강하며 비틀기를 선보이는 다이빙 선수들 같았습니다.
절도가 있었고, 힘이 넘쳤습니다.
무엇보다 얼굴에 밝은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훈련 과정을 지켜본 AFP통신의 피터 허치슨 기자는 "북한 선수들을 많이 봐 왔지만 이처럼 모든 선수가 만면에 미소를 띤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