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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마다 '슬금슬금'…단속 비웃는 택시 '얌체 정차'

<앵커>

지하철 역이나 버스터미널 주변에서 택시들이 차선을 점령하고 길게 늘어선 모습, 종종 보실겁니다.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압구정 로데오역 주변입니다.

대기하는 택시들이 차선 하나를 차지한 채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까지 점거하면서 손님들이 도로까지 나가 버스에 오릅니다.

[민병숙/서울 노원구 : 되게 위험하죠. 버스 타는데 위험하고 택시들이 이렇게 많이 있으면 사람 내리는데도 위험하고….]

또 다른 지하철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우회전하는 차량들을 택시가 막고 있다 보니, 아슬아슬한 끼어들기가 계속되고 주변은 이내 주차장으로 변합니다.

[안민승/서울 강남구 : 어쩔 수 없이 또 차선을 변경해야 하고 변경하다 보면 오는 차에 부딪힐 위험도 있고….]

취재진이 이 지역의 교통량을 분석해본 결과, 택시가 차선을 막고 있으면 교차로 통과시간이 4배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인규/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 갑작스럽게 만난 장애물 때문에 정차를 하게 되고 정차한 상황에서 속도가 높은 차로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이런것들이 상대적인 속도차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생기고 또 혼잡이 뒤로 확산되는 그런 현상을 나타나게 됩니다.]

단속 반원이 나서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현행법상 운전자가 타고 있는 정차는 5분이 지나야 단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윤성/종로구청 주차단속팀 : 택시기사님들이 5분 이내로 조금씩조금씩 앞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속이 사실 어렵습니다.]

단속 카메라에 잡힌 택시의 정차시간을 재봤습니다.

약 4분이 조금 지나자 살짝 움직이더니, 또 5분이 되기 전에 다시 움직여 단속을 피합니다. 

[택시기사 : 돌아다녀도 손님이 없으니까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손님이라도 태우려고….]

택시의 불법 정차는 근본적으로 운행 택시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손의영/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 낮시간대는 공급이 과잉되다 보니까 그나마 수요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 주변에 불법 정차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막기 위해서는 택시정차대 설치를 늘이거나 콜택시를 확대하는 방안과 더불어, 7만 2천여 대로 이미 공급 과잉상태인 택시 수를 줄이는 적극적인 정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병직,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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