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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한 알이 세계시장 좌우"…백년대계 지킴이

<앵커>

외국에 해마다 수백억 원의 종자 로열티를 주고 있는 우리의 현실, 어제(8일) 보도해 드렸죠. 하지만, 아직 비관할 정도는 아닙니다. 100년을 내다보고 우리 씨앗을 지키려는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전라북도 덕유산 자락입니다.

이곳에서 해발 900m쯤 올라가면 이중 철조망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그 안에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광릉요강꽃 800개체가 숨어 있습니다.

꽃이 요강처럼 생겨 이름이 붙여졌는데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난초과 식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립공원관리소에서 주변에 CCTV 10여 개를 설치해놓고 외부 유출을 실시간 감시할 정도입니다.

[손영조/덕유산국립공원관리공단 보전과장 : 멸종위기종 1급인 광릉요강꽃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희가 철조망을 이중으로 치고 야생동식물 보호단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씩 와서 개체 수 확인을 전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충북 괴산의 미선나무길입니다.

부채 모양 씨앗에 햇가지가 사각형으로 생긴 미선나무는 자생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우리 고유종입니다.

미선나무는 벚꽃보다 일찍 개화하는 데다 향이 뛰어나 지난 2월 부탄에 수출까지 했습니다.

씨 종자를 지키기 위해 우리 고유종 대신 재배종을 보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 씨 종자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재배종 16만 점을 보관 중인 농업유전자원센터입니다.

좋은 씨앗을 골라내기 위해 감별사들이 분주히 일합니다.

이렇게 선별된 씨앗은 영하 18도의 저장소에 보관되며 앞으로 100년 동안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됩니다.

갓에서 항암 물질을 추출하거나 홍화에서 고혈압을 막아주는 물질을 개발해 상품화하는 등 종자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도 성장 속도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씨앗 한 알이 세계 종자 주권을 좌우하는 시대에서 종자 산업에 대한 연구인력 확대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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