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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확대될 것"…어려운 영어로 꼼수 부린 대학

<앵커>

수능 영어시험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사교육비나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학들이 영어 변별력을 높이겠다고 입시 전형을 바꾼다면, 달라질 게 없겠죠.

보도에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 영어 특기자 전형 면접 문제입니다.

the equality-efficiency trade-off theory, 우리말로 번역하면 형평성과 효율성 상반 이론입니다.

현대 세계 경제 관점에서 용어의 의미를 영어로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외고 출신 대학생도.

[대학생 :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평등 효율적….]

영국에서 5년을 살다 왔다는 학생도.

[대학생 : 저도 대학교 4학년인데 좀 어려운데….]

영어 수업을 듣는 외국인까지.

[외국인 학생 : (고등학생 면접 문제에요.) 정말로요? 학생들이 천재인 것 같네요.]

자신이 없다고 말합니다.

입시가 교육의 목적인 현실, 이런 입학 전형이 변하지 않는다면 쉬운 수능 영어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수호/대학생 : 이런 전형은 거의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이 하는 거에요. 국내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이런 전형은 아예 꿈에도 못 꾸는.]

이에 교육부는 특기자 전형을 유지하면 재정 지원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대학은 교육부의 방침을 피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됩니다.

가령, 서울의 한 대학은 지난해 338명을 뽑은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631명을 뽑기로 했는데, 해당전형 역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로 100% 뽑기로 하면서 사실상 특기자 전형과 다를 게 없다는 분석입니다.

[입시 전문가 : 특기자 인원수를 (교육부 방침 때문에) 늘리기 어렵고, 전형 이름을 좀 바꾸면 표가 안 나잖아요.]

논술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고, 영어 에세이를 강화는 식으로 변별력을 높일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희동/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 : 에세이가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국내에서만 공부해서는 에세이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에세이가 변별력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교육부는 2017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발표하면서, 특기자 전형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쉬운 영어 기조를 위해서는 수능 영어뿐 아니라 전형 방식까지 고려한 종합 대책이 첫 단추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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