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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투자 40%…국민연금 운용 방식 바꿔야

<앵커>

국민연금공단은 막대한 연금 기금을 금융 자산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반대로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적 관점에 치우쳐 있는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적 연금을 점검하는 연속기획, 하현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의 철도 정비창 부지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추진됐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개발 계획은 끝내 무산됐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곳에 1,294억 원을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렸습니다.

무리한 투자라는 내부 의견을 무시하고 공격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다 벌어진 일입니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 총액은 현재 440조 원인데, 주로 국내외 채권과 주식 외국 부동산 등에 나뉘어 투자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채권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긴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 비중도 40%가 넘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처럼 16조 원에 달하는 운용 수익을 올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때 고수익률을 자랑했던 캘퍼스 즉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무려 -27%에 달하는 손실을 본 사례가 있습니다.

[정창률/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외국의 경우를 봐도 그렇게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연금기금들은 대부분 다 사적연금기금이고요, 국민연금을 가지고 위험 투자를 한다는 것은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그렇게 많은 예가 있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는 연금 운용의 안정성을 해쳐 자칫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요소는 결국 운용 수익률보다는 결국 장기적인 출산율과 노동시장 참여율, 경제성장률 등입니다.

따라서 연금 기금을 출산율과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공공 의료를 확충하는 사업 등에 투자하는 게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주은선/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금이 많이 쌓여있으면서 출산율이 낮고 고용률이 낮은 상태보다 기금이 그거보단 조금 적더라도 출산율이 높고 고용률이 높은 상태가 훨씬 더 연금제도의 건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지속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단기 수익률 위주의 기금평가 방식에다 공익적 평가 요소를 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보육지원이나 노인빈곤 해소 같은 사회적 투자에 관심을 높이도록,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성에 시민 참여를 늘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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