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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었다는 규제, 실제 현장에서는…서류에 발목

<앵커>

지난 3월에 대통령 주재 끝장토론 형식으로 열린 1차 규제개혁 회의에서는 모두 144건의 규제 완화를 약속했습니다. 토론에서 건의된 과제 52건은 순차적으로 해결을 하고 민관 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이 제시한 손톱 밑 가시 92건은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잘 되고 있을까요?

조 정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규제 개혁의 중간 점검을 하는 오늘(3일) 회의에서 정부가 보고한 성적표는 만점에 가깝습니다.

지난번 끝장토론에서 건의된 52건에 대해서는 48건을 수용하고 4건은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방학 중 학교 시설을 이용한 어학캠프 허용, 뷔페 영업 규제 완화 등입니다.

이른바 '손톱 밑 가시' 과제 92건 중 즉석 제조 가공 식품에 대한 인터넷 판매 허용 등 90건도 해결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체감은 다릅니다.

지난 3월 국토부는 총량제에 묶여 있던 물류단지 건설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승환/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3월 27일) : 이번 규제개혁 조치로 수요만 있으면 적기에 물류단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해서 개발의 문턱을 낮추게 될 것 입니다.]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새로 건설을 시작한 물류단지는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행정절차를 밟는 데만 석 달이 걸렸고, 사업희망자 모집공고를 내고 실수요 검증위원회를 꾸리기까지 석 달이 더 소요됐습니다.

겨우 심사가 시작된 뒤에도 까다로운 서류 요구가 발목을 잡습니다.

[물류업체 관계자 :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지금 제출해야 할 서류도 너무 많고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서 답답합니다.]

규제를 풀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형식적으로만 풀린 규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회의는 당초 지난달 20일 예정됐었지만 성과가 부실해 연기됐습니다.

당시 1차 개혁과제 52건 가운데 완료된 건 14개뿐이었는데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48건으로 늘었습니다.

시간에 쫓겨 최소한의 행정절차만 마친 겁니다.

92건 가운데 90건을 해결했다는 '손톱 밑 가시' 규제도 이행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발표용 실적에만 집착하지 말고 규제개혁의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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