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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삼 종자, 중국 무차별 유출…'중화인삼' 될라

<앵커>

세계 인삼시장은 해마다 크게 팽창해서 지난해에 6천억 규모에 이르게 됐습니다. 특히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만큼 커졌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리의 고려인삼 종자가 중국으로 불법 유출된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중국으로 빠져나간 우리 인삼 종자가 무려 500톤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이러다가 고려인삼은 잊혀지고 지린성 인삼, 아니면 중화 인삼, 이런 게 넘쳐나게 생겼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최대 인삼 산지인 지린성 창바이산 지역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년간, 이 지역에 인삼 종자 9톤을 살포하는 등 우수 인삼재배를 국가 주요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연 재배한 고품질 인삼으로 세계 인삼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런데 중국 인삼의 상당량이 우리나라에서 불법 유출된 종자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고려인삼 종자 9억 원어치를 중국으로 몰래 빼돌린 일당이 검거됐는데, 이런 식으로 한해 평균 4~500톤의 종자가 불법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삼종자 상인 : 중국상인에게 (인삼 종자가) 넘어가서 우리 금산 인삼시장이 이렇게 타격을 받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돈 받고 넘겨주는 한심한 장사꾼들이 있어요.]

중국 내 인삼 수요가 크게 늘면서 종자 가격도 덩달아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김태호/대한한의사협회 이사 : (중국 내 인삼)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중국 내 인삼종자의 가격이 한 말에 90만 원까지 폭등했습니다. 또, 종자의 질도 매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밀수출을 시도하는 겁니다.)]

이런 불법 유출뿐 아니라, 최근에는 공식적인 수출절차를 거쳐 인삼 종자를 해외로 빼돌리는 사례가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등으로 수출된 고려인삼 종자가 10톤인데, 정부의 승인을 받은 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종자를 수출할 땐, 농식품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 현행법을 위반한 겁니다.

[인삼종자 밀수출업자 : 처음엔 다른 상품에 섞어 보내다가, 세관에서 신고하라고 얘기를 안 하니까 너도나도 수출하기 시작한 거죠. (밀수보다) 훨씬 안전하고 돈도 덜 들고요.]

정부는 이런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관세청 담당자 : 수출제한 품목이 많다 보니, 다 챙기지 못하고 그냥 통관시킨 겁니다. 밀반출이 우려되니까 단속을 강화해 달라고 (농식품부가) 요청을 해야 했는데, 그걸 안 한 겁니다.]

우리의 자원관리가 이렇게 허술한 틈을 노려, 중국은 지난 4월, 국제표준화기구, ISO에 고려인삼을 '전통 중국 약품'으로 등재하기까지 했습니다.

[윤명희/새누리당 의원 : 관리해야할 농림부도 인삼에 대해서는 우리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는 안이함을 가져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농식품부는 지난 2012년, 4천여억 원을 들여 10년 계획의 우수 종자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허울뿐인 정책에 고려인삼 종주국 지위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윤성 TJB,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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