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어느 시대 규정? '서바이벌 동호회' 총기 단속 논란

<앵커>

모의 총기로 전쟁놀이를 하는 서바이벌 게임 동호인이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총기의 파괴력을 불법으로 높인 혐의로 서바이벌 게임 동호회원들을 입건했습니다. 불법은 맞는데 동호회원들은 현실을 못 따라가는 낡은 규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보호 장구를 입은 사람들이 장애물 뒤에 숨어 비비탄총으로 상대를 겨눕니다.

전쟁놀이 동호회, 이른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전국적으로 동호회원 숫자는 200만 명, 마니아층만 5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경찰이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야산에서 서바이벌 동호회를 단속했습니다.

불법 총기를 사용했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변경하시면 안 돼요.) 변경한 총이 하나도 없는데요.]

경찰과 동호회원간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아니, 잠깐 들어보세요. 그러면 판매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전쟁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저희들이 가지고 다니는 측정 장치가 있어요. 우리도 그 법을 알아요.]

경찰은 동호회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모의 총포 100개를 압수하고, 동호회원 55명을 입건했습니다.

동호회원들이 비비탄총을 개조해 실제 총기처럼 꾸몄고, 제어 장치를 없애 파괴력을 제한 규정인 0.2줄의 최대 11배까지 늘렸다는 겁니다.

[김대환 경감/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  인명에 아주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그런 총기로 변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주의가 요망됩니다.]

경찰은 개조한 총기에 쇠구슬을 넣을 수도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모의총기 범죄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3월 주한 미군 2명이 이태원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비비탄을 발사했다 경찰조사를 받았고, 재작년에는 모의 총기로 쇠구슬을 발사해 상가와 차량 유리 10여 장을 깨뜨린 40대가 구속됐습니다.

동호회원들은 그러나 극히 예외적인 범죄 상황을 놓고 경찰이 위험성을 과장한다고 반발합니다.

현재 규정을 지키라는 건 서바이벌 게임을 하지말라는거라고 항변합니다.

[김지욱/서바이벌 게임 동호회원 : 대한민국이 제일 낮은 수치의 탄환 운동에너지로 제한을 하고 있고요. 저희가 현실적으로 게임을 하는데는 위법상황이 있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지만…]

0.2줄은 사거리가 16미터에 불과한데, 실제 야산 등 넓은 공간에서 하는 게임의 특성상 사거리 30미터는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재영/서바이벌 게임 동호회원 : 각 위치마다 안전요원이 항상 배치하고 있거든요. 간혹 등산객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요. 등산객이 없는 곳에서 게임을 하거든요.]

실제로 일본의 제한 규정은 우리의 다섯 배인 1줄, 독일과 영국은 1.35줄, 프랑스는 2줄까지입니다.

[이철원/연세대 스포츠 레저학과 교수 : 레저스포츠가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상당히 중요하고 서바이벌 게임을 비롯해서 안전문제 또는 과도한 규제가 성장동력을 저해 해서는 안될 것 같고.]

논란 속에 경찰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오는 10월 10일까지 총기 특별 단속을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주용진, 영상편집 : 위원양, 화면제공 : 서울지방경찰청·사이버범죄 수사대·대한서바이벌스포츠협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