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고급 휘발유 쓰면 연비 좋아진다? 효과 '제로'

<앵커>

고급 휘발유를 넣으면 연비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에 비싼 돈 주고 쓰는 분들 꽤 있습니다. 정유회사들도 그렇게 광고를 합니다. 하지만, 실험을 해 보니 고급 휘발유를 써도 연비에는 변화가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주유소입니다.

따로 마련된 고급 휘발유용 주유기에 승용차가 쉴 새 없이 오고 갑니다.

주유소 직원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묻자 대번 연비 얘기를 꺼냅니다.

[주유소 직원 : 연비가 (좋아져서) 같은 리터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길고요. 차에도 무리가 안 가고요.]

정유사들 역시 연비 향상 효과를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국산 차도 고급 휘발유를 쓰라고 권유합니다.

가격은 리터당 평균 2~300원 가까이 비싸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연비가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지영/고급휘발유 사용 운전자 : 일단 연비가 좋아지는 것 같고요. 엔진 소음도 약간 줄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용역 연구 결과, 고급휘발유에 연비 향상 효과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이 고급 휘발유를 권장하는 수입 차와 권장하지 않는 국산 차로 실험해봤습니다.

연비를 재봤더니, 도심주행과 고속도로주행 모두에서 일반 휘발유와 고급 휘발유의 수치가 같았습니다.

다만, 시속 20km에서 100km까지 측정한 가속성과 출력 면에서, 고급휘발유를 쓴 수입차에서 개선 효과가 보였습니다.

가속성과 출력이 좋아지긴 하지만, 연비 향상 효과는 없다는 겁니다.

[김기호/한국석유관리원 성능연구팀장 : 일반차량에 고급 휘발유를 주유해도 연비나 배출가스 출력 측면에서 큰 이점 나타나진 않습니다.]

고급 휘발유는 노란색의 일반 휘발유와 달리 이렇게 녹색을 띕니다.

옥탄가 수치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휘발유는 옥탄가가 91~93고, 94를 넘어야 고급 휘발유입니다.

옥탄가는 엔진의 불완전연소, 즉 '노킹'을 막아주는 정도를 표시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엔진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입차와 국산 에쿠스, 제네시스에 쓰이는 엔진은, 노킹이 자주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 옥탄가 기름, 즉 고급휘발유를 권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엔진이 아닌 대부분 차는 굳이 고급 휘발유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얘깁니다.

[장윤석/새누리당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 고급휘발유의 고급이란 단어가 막연히 차에 좋을 거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막을 염려가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자사 고급휘발유에는 연비를 높이는 첨가물을 추가로 넣었다거나, 자체 실험 결과에서는 연비가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김승태, 영상편집 : 김호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