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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보다 내가 먼저" 생명 가로막는 얌체족

<앵커>

1초가 급한 소방차나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려도 못 들은 척하는 얌체 운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보통 5분으로 보는데, 이 골든타임 안에 현장에 도착하는 비율은 지난 2011년 63%에서 지난해 52%까지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얌체 운전자들을 단속하겠다고 법까지 고쳤지만 실적은 형편없습니다.

조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승용차가 출동 중인 소방차 행렬에 끼어들더니 구급차를 뒤따르며 다른 차들을 추월합니다.

사이렌은 무시한 채 불쑥 끼어들고 피하라는 안내 방송까지 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일석/수원소방서 소방관 : 빨리 도착하면 도착할수록 진압도 빨리 이뤄질 텐데 그 시간이 지연되는 거니까… 그건 분명히 시민들이 피해를 안고 가는 거죠.]

2011년 12월부터 이런 얌체차량들을 소방차에 달린 블랙박스로 단속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이 개정됐습니다.

세 차례 이상 피하라는 요구에 불응하거나 소방차를 가로막고 20초 이상 주행하고, 소방차 사이에 끼어들 경우 5~6만 원 안팎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서울과 전·남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단속 실적이 거의 없습니다.

과태료 부과를 위해서는 지자체 전산망에 세목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조치를 안한 겁니다.

[○○시청 담당 직원 : 과태료를 물리는 데 필요한 (세외) 수입 과목 조치가 첫째 없어요. 수입에 대해선 과목이 있어서 과목에 수입 조치를 해야 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블랙박스가 없는 소방차도 3분의 1이 넘습니다.

[황인자/새누리당 의원 : 출동시간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하루빨리 과태료 부과 시스템을 마련하고 블랙박스 장착에 대한 지원도 필요합니다.]

구급차에 길을 양보하는 '모세의 기적 운동'을 계기로 미 양보 차량에 대한 과태료를 2~30만 원 수준으로 올리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됐지만 있는 규정부터 제대로 적용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정성훈, 화면제공 : 서울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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