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토론 실종…새누리당 연찬회

금주령 속 친박 핵심은 불참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작성 2014.08.25 13:44 수정 2014.08.25 15: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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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지난 주말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1박 2일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연찬회를 가졌습니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고 열리는 첫 연찬회였습니다. 9월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를 대비해 마련된 자리로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특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립의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교착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국회를 비우게 되는 상황을 고려한 듯 김무성 대표는 연찬회 기간 일절 음주를 금지했습니다. 실제로 1박 2일 연수 기간 모든 식사는 연수원 구내 식당에서 이뤄졌고 당연히 술 반입도 없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첫 날 연찬회 일정을 마치고는 금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방에서 나오지 않기까지 했습니다.

지도부의 바람대로 '금주', '사고 없는(?) 연찬회'는 이뤄냈지만, 연찬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소속 의원 158명 가운데 연찬회에 참석한 의원은 130여 명이었고, 그나마 둘째 날에는 지역행사와 개인사정을 이유로 대거 자리를 비워 연찬회의 하이라이트인 자유토론에 참석한 의원은 소속 의원의 3분의 1인 50여 명에 그쳤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연찬회에는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서청원 최고의원과 윤상현 전 사무총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연찬회 첫날은 외부 강연과 소방안전시설 체험, 그리고 상임위별 분임토의가 진행됐습니다. 의원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리는 이튿날 오전의 자유토론 시간이 유일했습니다. 3시간 일정으로 진행된 자유토론에는 모두 18명이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10명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발언했는데, 정병국, 황영철, 이현재, 박명재 의원은 지도부에 유연한 자세를 요구했습니다. 당 지도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며 여당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정미경 의원은 진상조사위 구성 변경을 전제로 특검추천권을 유가족들에게 줘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반대 목소리를 내며 쓴 소리를 한 건 이 5명이 전부였습니다. 홍문표, 이노근, 안덕수, 김상훈, 이채익 의원은 더 이상의 양보는 안 된다며 지도부의 '재재협상 불가론'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토론 참여율이 저조했음은 물론이고, 열띤 토론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유토론이라는 말과 달리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돌아가면서 말했을 뿐 사실상 토론은 없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은 전부 나쁜
사람들"이라며 "민주주의는 참여고, 국회는 논의인데 정기국회를 앞두고 연찬회를 성의없이 대하는 건 조직원,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언론에서 적나라한 현실을 알리고 우리를 비판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여당 대표 스스로가 실망한 연찬회를 바라 보는 국민들은 시선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