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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낡은 침낭 쓰는 軍…터무니없는 납품가

<앵커>

캠핑이 유행하면서 요즘 시중에선 싸고 좋은 침낭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군에는 30년 전 개발된 침낭이 품질 개선 없이 그대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품질뿐 아니라 가격도 문제입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야외 훈련을 위해서 군인들이 군장을 꾸리면 침낭이 위로 올라갑니다.

군장의 1/3이나 차지하는 이 침낭 때문에 군장을 멜 때마다 활동에는 불편이 많아집니다.

군 내부 보고서에도 부피뿐 아니라 무게가 무겁고 보온력이 떨어진다는 침낭의 단점이 지적됐지만, 30년 가까이 개선은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송영근/새누리당 의원, 국방위원회 : 1986년도에 화학 섬유로 제품이 개선된 이후에 거의 20년 가까이 품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구형 침낭은 지난 5년 동안에만 7만 9천여 개를 납품받는 데 120억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품질에 비해 납품가는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입니다.

올해 개당 17만 5천 원에 남품받은 군용 침낭의 견적을 시중 침낭 업체에 의뢰해 봤습니다.

군납 납품가보다 4만 원가량 낮은 13만 7천 원이 나옵니다.

다른 전문 업체 측에선 군납 제품은 개발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납품가가 10만 원을 넘을 수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침낭 업체 직원 : 아주 좀 질이 낮은 그런 솜 충전재거든요. 10만 원을 절대 넘어갈 수 없어요. 침낭이라고 보기가 좀 그렇네요. 차라리 이불을 덮는 게 낫지.]

납품업체 측은 국방부가 정해놓은 규격대로 만들어 승인 가격에 납품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군용 침낭 납품 업체 : 더 좋은 솜도 있을 거고 더 좋은 원단도 있을 거고 더 좋은 디자인도 있을 것이고…. 그런데 이런 것들이 군에선 그냥 확 바뀌는 게 아니죠.]

부풀려진 가격을 걷어내 품질 개선에 투자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정택, VJ :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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