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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탈북자 북송막아야" 홍콩 북한인권영화제 열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난 이후로도 중국에서 탈북자 북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성시(成市)대학에서 열린 '북한인권영화제 2014'에서 만난 탈북자 출신 정광일 동북아연구소 실장과 지현아 국제 펜(PEN)클럽 망명북한 PEN센터 이사는 한목소리로 탈북자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평안남도 증산교화소(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지 이사는 "많은 중국인이 억울하게 죽은 문화대혁명을 겪은 중국은 탈북자가 북송되면 감옥에서 엄청난 고문을 당하거나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하는 수많은 탈북여성의 인권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 이사는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강제로 북송하지 말고 난민으로 인정해 한국에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 정부에도 탈북자의 북송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가족 없이 혼자 생활하는 것이 탈북자들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탈북자의 사회 적응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주문했다.

지 이사는 1998년 이후 4번의 시도 끝에 2002년 탈북에 성공하고서 2007년 한국 땅을 밟았다.

요덕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출신인 정 실장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됐고 유엔도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주문했다.

정 실장은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인 경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의 생활 지원금 대부분을 탈북 경비로 지급해야 해 탈북 후 잠적하는 예도 생기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 서독 정부는 동독 정부에 돈을 주고 정치범들을 데려왔다"며 "한국 정부도 브로커 경비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영된 캐나다 한인 여성 앤 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탈북자'(Defector:Escape from North Korea)는 목숨을 걸고 탈북을 지원하고도 돈을 받지 못해 애태우는 브로커와 돈을 갚지 못해 시달리는 탈북자 간 갈등을 담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영화제에서는 북한 지하교회의 실상을 다룬 '신이 보낸 사람', 탈북자와 동행하며 탈북 과정을 담은 '탈북자', 북한 수용소 실태를 폭로한 독일인 감독의 영화 '14수용소-완전통제구역'을 상영한다.

영화제는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와 북한전략센터, 홍콩의 인권단체 탈북자관주조(脫北者關注組·North Korean Defectors Concern) 공동 주관으로 24일까지 열린다.

유관형(Lau Kwun Hang, Owen) 탈북자관주조 공동 설립자는 "작년 8월 처음 개최한 영화제에서는 '크로싱' 등 탈북자에 초점을 둔 영화를 상영했다"며 "국제 앰네스티가 참가한 올해는 종교적, 정치적 억압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홍콩 시민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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