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가 광물을 수탈하던 수도권의 한 광산이 관광지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흔적은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고, 물이 찬 갱도는 수중동굴로 변해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폐광산입니다.
금과 은을 수탈하기 위해 1912년 일제가 개발했는데, 72년까지 채굴이 이뤄지다 버려졌고, 최근에서야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개발을 앞둔 광산 안쪽에는 광부들의 흔적이 선명합니다.
[장원화/당시 광부 : 쇠 나오는 게 다 전쟁에 쓰는 물건들이죠. 동이나 아연 같은 것들이 다 전쟁 물품에 쓰는 데 많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광산 입구에서 30m쯤 지점까지 내려가자 티끌 하나 없는 맑은 물이 나타납니다.
하루 평균 100톤의 지하수가 솟아나고 있습니다.
채굴이 중단된 뒤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이 광산에는 이렇게 지하수가 차올라 마치 수중 동굴 같은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광물을 나르던 수레바퀴와 선로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금맥을 꿈꾸며 쓴 '노다지'라는 글씨도 눈에 띕니다.
광산 입구에서 275m 아래 지하까지 모두 8개의 갱도가 개발됐는데, 이 가운데 7개로 지하수가 차올라 10km에 가까운 수중동굴이 만들어진 겁니다.
[박재석/수중동굴탐험 전문가 : 동굴 다이빙을 연습하는 사람들의 연습장이나 아니면 특수 구조활동을 하는 전문가들의 훈련장으로 활용되면 좋은 활용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광산 입구 부분은 지난 2011년 일반에 개방돼 70만 명 정도가 다녀갔지만, 275m 깊이의 광산 중 드러난 곳은 10%에 지나지 않습니다.
광명시는 수중동굴의 원천인 관정을 찾아 식용으로도 활용하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수중취재 : 이병주·공진구·설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