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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는 요금…공연장에 '바가지 택시'

<앵커>

요즘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대형 공연들이 많이 펼쳐집니다. 늦게 끝나다 보니 교통편이 마땅치 않고, 또 외국인 관람객도 많아서 택시 이용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연장만 찾아다니면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택시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밤, 록 페스티벌이 한창인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차장입니다.

택시들이 늘어선 모습이 택시회사 차고지나 다름없습니다.

모여든 택시 기사들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리더니 모의를 시작합니다.

[많이 불러. 그럼 내가 옆에서 3천 원 깎아서 갈게. 지난번 강남 5명, 그때 10만 원(받았잖아).]

관객들을 상대로 바가지 요금을 씌우려는 겁니다.

[(한참 일하실 시간 아니에요?) 기다렸다 손님들 태워 나가야죠.]

[(요금)좀 세게 받아야지 시간 촉박한 사람들. 표 끊어놓고 시간 다투는 사람들 (상대로).]

밤 11시,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쏟아져 나오자, 본격 호객에 나섭니다.

[서울역이나, 터미널. 서울역, 터미널 급행입니다. 급행.]

[터미널, 강남 가요 터미널, 강남, 서울역.]

그런데 요금이 터무니없습니다.

[(동서울역이요? 동서울역 3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예? 가자 3만 원이 뭐냐. 헛소리다 헛소리.]

가까운 곳은 가지 않겠다며 손님을 쫓는 승차거부도 예사입니다.

[(압구정동이요. 안 가실 거예요?) 안 갈 거예요. 주차비도 안 나와요.]

늦은 밤 공연이 끝난 경기장 앞엔 이렇게 많은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지만 요금흥정 없는 택시를 타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흥정 없이 급하게 탔던 승객들은 요금을 알고는 다시 내려 지하철역으로 뛰기 일쑤입니다.

[김재선/충남 천안시 : 지금 택시를 타고 고속터미널을 가야 되는데 빨리, 10분 안에 갈 수 있대요. 탔는데 1인당 거의 1만 원씩을 달래요. 합쳐서 3만 원씩. 내렸어요, 그래서 그냥.]

특히 한류 붐을 타고 찾아온 외국인은 먹잇감이나 다름없습니다.

5~6천 원이면 갈 거리를 10배까지 부릅니다.

[역삼역? 4만 원.]

[(외국인들은 4만 원씩 달라 하면 가요?) 타이완, 일본, 중국 사람들 많이 왔거든요. 그 사람들밖에 안 태워요. 그들 보고 들어온 건데, 한국사람이 뭐 총 맞았습니까? 당신 같으면 타겠어요? 선릉역 4만 원 달라 하면.]

별생각 없이 택시에 올랐다가는 바가지 요금에 질려 다시 내려 버렸습니다.

[애니/타이완 관광객 : 4만 원 달라고 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지하철 타려 합니다.]

경찰도 있지만, 불법 호객과 승차거부를 제지하지 않습니다.

담당 구청에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단속에 나서기는커녕 택시 차고지를 따집니다.

[송파구청 직원 : 지금 그 택시들이 (차고지가) 저희 구인지 아닌지 확인이 어려우니까… 택시 차고지가 있는 구청이 처리하는 거거든요.]

그러는 사이, 다음날 같은 장소, 다른 공연 뒤에도 같은 장면은 반복됐고, 관객들은 또다시 불쾌한 기분으로 귀갓길을 재촉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김승태,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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