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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많아진 '싱크홀'…생명 위협하는 난개발

<앵커>

지난 5일에 서울 석촌 지하차도 앞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죠. 서울시가 원인을 조사하다가 13일에는 지하차도 아래에서 80미터 길이의 거대한 빈 공간이 발견됐습니다. 이후에 어제(18일)까지 발견된 빈 공간이 7개나 됩니다. 이런 빈 공간 위의 지표면이 꺼지면 싱크홀이 되는 겁니다. 재작년 이후에 전국에서 생긴 싱크홀은 모두 53군데나 됩니다. 요즘 들어서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지하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한세현 기자가 긴급점검합니다.

<기자>

지하철 공사장 위 6차선 도로가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1명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갑자기 푹 꺼진 인도에 지나던 시민이 빠져 크게 다쳤습니다.

최근 3년 새 발생한 싱크홀은 모두 53곳으로, 서울, 안산, 강릉, 군산 등 전국에서 폭넓게 발생했습니다.

주로 석회암 지반이거나 상수도관이 오래된 지역에서 발생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싱크홀 발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겁니다.

지하 공간 개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대규모 토목공사는 굴착기로 땅속 지반을 파는 작업부터 진행됩니다.

주변에 만들어진 공간으로 지하수가 흘러들어 가고, 이때 생긴 물길이 커지면서 빈 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지난 4년 동안 지하차도 건설 등 지하 토목공사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반 다지기와 방수 공사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천병식 교수/한양대 건축환경공학부 : 주변에 수원지가 있다든가, 또 깊게 수십미터 굴착해 갈 경우에는 고급의 가시설 토벽을 써야 안전합니다.]

낡은 상수도관도 문제입니다.

헐거워진 관 이음새와 금이 간 배관 틈으로 높은 수압의 물이 새나오면서 도로 아래 빈 공간을 만드는 겁니다.

외부 충격으로 주저앉으면 바로 싱크홀이 발생합니다.

결국, 싱크홀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재입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투자 이익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다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토교통부도 뒤늦게 정밀 점검에 나섰습니다.

내일부터 대형 싱크홀이 발견된 서울 지하철 9호선 주변 6곳과 연약지반 6곳, 대형건축물 공사장 7곳을 우선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지하 지반지도를 활용해 도심 전체의 위험 지역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수근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서울시 3차원 시뮬레이션, 땅 속에 지도를 만들었어요. 도시 계획 차원에서 물 많이 뿜어내면 여기저기 침하가 생기죠. 바로 이런 지역이에요. 이런 지역은 침하가 나니까 허가할 때 조심해라, 잠실같은 지역.]

전문가들은 땅 속 빈 공간을 섣불리 보수하는 것도 또 다른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공사용 엑스레이나 초음파 장비로  빈 공간의 규모와 상태를 충분히 조사한 뒤 메우는 공사를 시작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이승환·양두원,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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