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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폭행해 사망까지…도 넘은 중학생 일탈, 왜?

<앵커>

최근 중 1학생이 닷새 사이에 세 번이나 차를 훔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소식 전해드렸지요. 어제(12일)는 또 후배를 훈계한다면서 폭행해서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붙잡혔습니다. 요즘 '제일 무서운 게 중2'라는 농담도 있지만, 이 아이들 왜 이렇게 된 건지 안타깝습니다.

이종훈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기자>

경남 고성군의 한 빌라 주차장입니다.

어제 오후 네 시쯤 중학교 3학년 A군 등 4명은 같은 학교 1학년 B군을 이곳으로 끌고 와 폭행했습니다.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중학생 선배들은 B군을 돌아가며 때렸고, B군이 갑자기 쓰러지자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가해 중학생 : 순서대로 때렸어요. (이유는 뭐였어요?) 자기가 그렇게 맞는다고 말했어요.]

[박복둘/경남 고성경찰서 수사과장 : 세 명이 가슴을 두 대씩 거세게 때렸어요. 세 번째 학생이 때리자 뒤로 축 늘어져 버려서….]

일주일 전에는 수업 도중 자신을 꾸짖는 임신 6개월 된 여교사를 중학생이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학교 폭력을 비롯한 중학생들의 일탈행위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만 예를 들면, 학교에서 협박과 폭행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가해학생 비율이 중학교가 2배 이상 높았습니다.

피해 경험 역시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3배 이상 많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심리상담소를 찾는 학생들도 절반 이상이 중학생입니다.

[김영수(가명)/중학교 3학년 : 친구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거나 말을 안 듣고 자기 혼자 따로 행동한다든가 하면 막 화나죠.]

[김승혜/학교폭력상담사 : 스트레스 상황이나 본인이 감정적으로 화가 난다든지 분노가 차오를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쉽게 부정적인 방법으로 친구들과 싸운다든지 폭력을 이용한다든지.]

아이들의 신체 발육이 빨라지면서 사춘기 때의 신체적 발달과, 정서적 발달의 괴리가 예전보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을 통해 폭력적 내용을 많이 접하는 것도 충동적 행동을 부추깁니다.

[김대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최근 청소년들이 신체적 발달은 좋아졌지만, 이런 여러가지 스트레스, 또는 어떤 공격적인 매체, 또는 게임에 의해서 충동성이나 공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압박감 역시 정서적인 불안과 겹쳐지면서 중학생의 일탈적 행동을 낳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충동에 대한 대처 능력이 약한 만큼, 가정과 학교에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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