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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의 3차 인공위성 요격 실험…노림수는?

[취재파일] 중국의 3차 인공위성 요격 실험…노림수는?
중국이 지난 달 23일 미사일 요격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본토로 향하는 가상의 적 미사일을 중국산 미사일로 요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판 미사일 방어체계(MD·Missile Defence) 실험일까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 실험을 ‘인공위성 요격 실험’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을 염탐하고 있는 외국 첩보위성을 요격해 떨어뜨리기 위한 실전 대비 훈련이라는 겁니다. 중국은 딴소리를 하는데 서방 국가들은 이번 실험을 위성 요격 훈련이라고 부르며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 좌불안석 미국 "중국이 위성 요격 훈련하면 안 되는데…"

서방의 분석이 맞다면 중국의 인공위성 요격 실험은 이번 실험까지 세 번입니다. 대체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사일 방어 훈련이야 어느 나라든 자위권 차원에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 요격은 선제 공격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대놓고 훈련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그래서 위성 요격 실험이란 말을 여간해선 하지 않습니다.

중국 영공 위 우주 공간에 군 첩보 위성을 잔뜩 띄우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여간 거슬리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첩보 위성을 쏘아 올려 중국을 샅샅이 들여다 보고 있다고 고백할 수도 없습니다. 중국은 위성 요격 훈련이라고 자백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중국에다 대고 “위성 요격 훈련 하지 말라”고 윽박지를 수도 없습니다.

중국은 게다가 위성 요격 훈련을 하면서도 목표물을 위성으로 하지 않습니다. MD라고 주장하기에도 좋고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요격 대상 위성의 위치를 정밀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성을 요격하면 잔해 문제가 생깁니다. 멀쩡히 운항 중인 외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도 있고 애꿎은 나라의 땅이나 영해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의외의 방향으로 꼬이게 됩니다. 그래서 위성 대신 미사일을 하나 쏘아 올려서 요격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 "HQ-26 미사일로 2만 km 고궤도 목표물 타격"

중국의 이전 두 번의 인공위성 요격 실험은 2007년과 2010년 실시됐습니다. 사용한 미사일은 DF-21을 기반으로 한 SC-19입니다. 첫 번째 실험은 폐기된 위성을 요격했고, 두 번째와 이번 실험은 다른 미사일을 요격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미사일 요격과 위성 요격 실험을 동시에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SC-19가 그럴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실험에 어떤 미사일이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신형 미사일로 실험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HQ-26 미사일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신형인 HQ-26은 HQ-19와 함께 미국의 사드(THAAD), 즉 고고도 종말단계 방어체계 미사일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번 실험의 목표물은 지상 2만km 이상 고궤도 위성으로 상정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 요격 능력이면 미국이 운용 중인 궤도 위성 대부분이 중국의 공격 범위 안에 들어갑니다.

중국이 지난 해 5월 ‘연구 목적’으로 발사한 로켓이 실제로는 위성 공격 무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영리 기관인 ‘시큐어 월드 재단’의 기술 고문인 브라이언 위든은 중국이 지난 해 5월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한 쿤펑 7호를 통해 위성 공격 무기를 실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공군의 우주 분석가 출신의 위든은 이 로켓이 상공 3만 6천 km 정지궤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의 위성 요격 능력이 상당히 발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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